[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을 이끌 최승혜 병원장이 새롭게 취임했다. 2019년부터 은평성모병원의 진료부원장을 맡아 병원 개원과 발전을 이끌어 온 최승혜 원장은 국내 전체 외과 여의사가 10여 명에 불과하던 때 외과를 전공,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온 국내 1세대 외과 전문의다. 대한외과학회, 한국유방암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학회, 대한종양학회 등 대외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3년 차를 맞아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비롯해 병원의 양적·질적 성장,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인재양성, 연구역량 강화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병원 활성화에 기반해 미래지향적 발전 전략을 제시한 최승혜 원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Q. 가톨릭중앙의료원 최초 여성 교원 출신 병원장에 임명된 소감과 각오는
은평성모병원이 앞으로의 발전과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는 가운데 막중한 임무를 맡아 책임감이 무겁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과 혜택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Q. 진료부원장 역임했다. 은평성모병원 성장을 위해 어떤 점을 개선 또는 집중해야 한다고 느꼈는지
다양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교직원들과 경험이 없는 새로 시작하는 교직원들이 모이다 보니, 개원 후 새로운 진료 환경을 만들어나가며 정착하는 일이 필요했다. 2년이 지난 현재까지는 다양한 교직원들이 모여 새로운 환자 중심의 진료문화를 안착하는 데 노력 중이다. 교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면서 한가족이라는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때부터 스마트병원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데
은평성모병원은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 연구소(Voice Lab for EHR)를 개소하고 2019년 세계 최초로 음성으로 간호기록을 입력하는 Voice ENR을 도입했다. 현재 시범병동 운영에 나서면서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가고 있다. 금년 11월 중으로 Voice ENR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순차적으로 전(全) 병동에 확대 운영한다. 이를 통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 및 의료분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병원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Voice ENR 프로그램도 지난 2년의 운영 과정에서 찾아낸 단점을 보완하고, 현장 간호사들 의견을 적극 수렴해 휴대가 편리한 PDA 방식 적용 및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 소음 제거 기술 탑재 등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완성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더불어 외래, 수술실, 처치실, 검사실 등에서 의료진이 음성으로 의무기록을 입력할 수 있는 Voice EMR(전자의무기록) 확대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개원 초기부터 가톨릭대학교-의생명산업연구원-은평성모병원이 협업하는 가톨릭스마트이미징연구센터(CSI-RD)를 구축하고, AI 연구와 개발은 물론 원격판독체계를 통해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가톨릭대 부속병원 영상 판독을 지원 중이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과 영상 판독 수준을 향상시켜 나갈 방침이다. 국제 스마트 진료 서비스 구축에도 도전 중이다. 해외 파견근로자, 재외국민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 후 처방약을 수령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과 추진하는 것으로 해외 어느 곳에서도 양질의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초 Voice ENR 적용 순항, 11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으로 확대”
“중증응급환자 최대한 수용, 지역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진입 반드시 달성”
“자체 개발 코드애플 등 기반, 미래 감염병 대응 역할도 충실히 수행”
Q.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지금이야말로 10년, 20년 후 장기적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다. 양적으로는 진료량 증가, 특히 외래와 응급실을 통한 환자 유입 등 진료량 확대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질적 측면에서 장기이식병원, 심장혈관병원, 뇌신경센터, 암센터, 혈액병원 5개 핵심 분야를 선정,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중점 분야와 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우리 병원만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할 때 주력 분야 성장이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임상과 간 협력으로 전원시스템을 구축해서 타 병원에서 온 중증응급환자는 최대한 수용토록 노력해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대표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중증질환 활성화를 위한 핵심진료 역량 성장과 상급종합병원 도약은 은평성모병원이 꼭 이뤄야 할 과제다. 의료 질을 높이면서도 환자안전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각종 지표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하므로 공간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연구분야 발전 역시 상급종합병원 도약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교직원들이 의료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사업에 적극 참여,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병원장으로서 지원하겠다. 임상시험 활성화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Q. 코로나19 확산 초기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 이후 재정비된 내용은
사실 은평성모병원 설계 단계부터 메르스라는 감염병이 유행했기 때문에 당시 교훈이 병원 구조에도 잘 반영돼 있었다. 또 확진자 발생 후 병원 감염관리체계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할 수 있었던 것이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현재는 다른 의료기관과 코로나19 대응체계 매뉴얼을 공유하는 코로나19 극복 모범 병원으로 꼽히고 있다. 응급의료센터에는 내부와 접촉 없이 외부에서 바로 음압병상으로 의심환자를 격리할 수 있는 국내 최초 2중 전실 음압격리병상을 마련했다. 본관 G층에 마련된 감염내과 외래구역은 별도 공간에서 별도 동선으로 호흡기 환자를 전담 진료한다.
또한 호흡기 환자 외래 공간 구역 전체에 음압과 양압 시스템을 갖춰 안전하다. 병원 내에서 발열이나 증상이 있는 환자가 확인되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드애플’을 발동, 환자를 바로 병원 외부 선별진료소로 이동시키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감염관리체계를 강화하고자 출범시킨 감염관리감시단도 지침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며 개선하는 역할을 해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미래 감염병 대응 또한 의료인 역할인 만큼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합리적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Q.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경영 철학은
의사로서 항상 다짐하는 것이 ‘지금 내 앞에 있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자’ 라는 것이다. 진정성을 갖고 환자를 진료하는 본질에 충실한 것이 의사 본분이다. 한편으로 진료만 하던 의사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좋은 진료를 하기 위해 많은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각자의 역할이 모두 잘 돼야 환자 중심의 좋은 진료가 가능하다. 각 부서 간 소통과 배려에 신경쓰고, 직원들 개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함께 소중한 우리’라는 CMC 경영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