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이 정부 '의대정원 확대 강행'에 대한 연대투쟁을 예고했다. 큰 파장을 일으킬 정책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과 서울아산병원 박인숙 명예교수(前 국회의원)은 17일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맹비난했다.
임현택 회장은 "전공의, 봉직의, 의대생 등 선후배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의대 정원 증원이란 필수의료 말살 대책을 내놓은 조규홍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은 무능한 조규홍 장관을 경질하고 의료현장 경력 20년 이상인 의사를 장관으로 임명해 국민 생명을 살리는데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조규홍 장관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청과, 흉부외과 등 전공의들을 개별로 만나 업무 중단을 설득할 계획임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의대생들의 사병 입대 운동 전개와 함께 개원의, 봉직의 등으로 구성된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을 발족, 즉각적인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과거 의약분업 투쟁에 대해 오판을 답습하지 않길 바란다"며 "우리의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과는 별도로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며 "파업은 기본이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투쟁을 할 것이다. 의사들을 잡아 놓은 닭처럼 생각한다면 된통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수과목 기피현상 원인부터 파악"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인숙 명예교수 역시 1000명 의대 정원 확대는 국가 장래를 위협하는 정책으로,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의료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보며 의료계 원로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의사로서 이 정책을 결사 반대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빠진 채 의대 정원만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비싼 생수 쏟아붓기'"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는 OECD 통계를 제시하며 의대 정원 확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단순한 통계 숫자 비교는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명예교수는 "젊은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기피 원인부터 진단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는 고름을 반창고로 덮겠다는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정부가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진심으로 막고 싶다면 수가 개편은 물론 사법 리스크 경강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4000명 증원이라는 경악할 대책 외에도 의료대란을 막을 방법이 있다"며 "의료계와 상의하고, 과학과 진실에 기초한 방안을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은 투쟁을 해야 할 때이며, 투쟁 방식 등은 의료계 모두가 함께 결정해야 한다"며 "정부는 의사 위에 군림하길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