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승인 피부약→B형 간염치료제 재탄생
GIST-차의과대-서울대 연구팀, 시클로피록스로 바이러스 생성 억제 성공
2019.05.17 10: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연구팀이 피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을 활용, 신개념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완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영찬)은 시클로피록스(ciclopirox)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조립을 억제,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GIST(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박성규 교수팀, 차의과대학 조유리 교수, 서울대학교 김윤준 교수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현됐다.
 

시클로피록스(Ciclopirox)는 합성 항진균제로 진균에 감염되었을때 사용되는 피부치료제다. 2013년 미국 Rutger대학에서 HIV 치료제로의 가능성이 보고됐으며, 최근에는 경구용 항암제로 임상 1상이 통과됐다.


국내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는 B형간염 예방접종 도입에 따라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3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여전히 보균율이 전체 인구의 4%를 상회, 전체 환자수는 300만명에 달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 B형 간염보유자의 경우 DNA 중합효소(Polymerase)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뷰딘’ 등이 사용됐다.


현재 중합효소의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의 문제로 새로운 약물인 테노포비르(Tenofovir), 엔테카비르(Entecavir) 등이 개발돼 내성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방식만으로는 B형 간염바이러스 완치를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에 따라 B형 간염바이러스의 다양한 복제 단계를 억제하는 약물 등이 전세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B형 간염바이러스 조립을 억제하는 약제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전임상연구를 통해 ‘시클로피록스’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이루는 단백질 입자들의 조립을 억제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B형 간염바이러스의 생성이 억제되는 것을 규명했다.


실제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약물과 약물디자인을 탐색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이미 약품으로 승인된 물질 1000여종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약물 ‘시클로피록스’를 발굴해 냈다. 


특히 GIST 생명과학부 진미선 교수는 시클로피록스가 이미 조립이 이루어진 B형 간염바이러스 단백질 입자내로 들어가 구조를 변성시키고 조립된 단백질 입자를 풀어주면서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B형 간염바이러스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임상 시험을 주도한 차의과대학 조유리 교수는 사람의 간세포로 대체된 ‘인간화된 간(肝) 실험쥐(humanized liver mouse)’에서도 경구투여된 시클로피록스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 총괄책임자 김윤준 교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5월 16일자로 게재됐다.


GIST 생명과학부 박성규 교수는 “향후 개발된 치료제와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기존의 약물치료제를 병행한 후속 연구를 진행,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