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임신부 효과 입증'
이스라엘 연구 이어 美 임상시험서도 확인, '태아에도 항체 전달'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신부에게도 효과가 있으며 태아에게도 항체가 전달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공대, 브라이엄여성병원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The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8~45세 여성 1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84명이 임신부였고, 31명은 수유 중이었으며, 16명은 임신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은 모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다.
연구진은 1차 접종과 2차 접종 후 혈액 샘플을 채취해 항체를 살폈으며, 2차 접종 6주 후에도 동일한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 참가자들 모두에게서 유사한 수준의 면역 반응이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특히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들은 앞서 임신 중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임신부들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항체 레벨을 보였다.
이에 연구진은 “설령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고 하더라도 백신이 항체 반응을 더 강화시켜 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임신하지 않은 사람들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접종 부위 통증과 근육통, 두통, 열, 오한 등이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항체가 접종을 한 여성들의 제대혈과 모유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는 임신이나 모유 수유 중에 형성된 항체가 태아와 아기들에게 전달돼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독감 백신의 경우, 산모가 임신 중 접종하게 되면 아이에게도 항체가 전달돼 출생 후 수개월 간 독감으로부터 아기들을 방어한다.
뉴욕 프레스비테리안병원 산부인과 로라 라일리 박사는 “아직 해당 항체가 아기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아줄지,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항체가 발견됐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WHO는 지난 1월말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임신부들에겐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WHO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효과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