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에 입원전담전문의 배치를 제외해 달라는 대형 의료기관들 요구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제5기에선 해당 지표가 당초 계획대로 반영된다.
보건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해당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는 있지만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에서 이미 의결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발표된 지표를 믿고 준비한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에 지금 삭제할 수는 없다”면서 “5기가 아닌 향후 6기 평가때라도 제도 개선을 검토해 달라는 얘기로 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고난도 치료와 수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종합병원이다. 3년 주기로 지정 평가를 거치게 된다. 이들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수가의 종별가산율 30%를 적용받는다.
복지부는 11개 진료 권역별 진료 및 인력, 시설, 장비, 교육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발표한다. 제4기(2021~2023년) 상급종합병원 45개 의료기관은 지난 2020년에 지정됐다.
조만간 제5기(2024년~2026년) 상급종합병원을 발표하게 된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을 확정했다. 금년 8월부터 11월까지 평가 진행 후 12월 최종 명단을 공표할 예정이다.
여러 항목 중에서도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선 ‘입원전담전문의’ 배치 수준이 새로 포함됐다. 절대평가 항목이 아닌 만큼 의무는 아니지만 가점이 '2점' 주어진다.
진입 경쟁이 치열한 권역의 경우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산점 2점은 생각보다 크다. 제시된 입원전담전문의 기준은 300병상 당 1명 이상이면 1점, 1명 미만~0.4명은 0.75점, 0.4명~0명은 0.5점이다.
여기에 입원전담전문의팀 구성 현황에 따라 가장 잘 갖춰진 3형은 1점, 2형 0.5점, 1형은 0.3점이 주어진다. 전문의 수와 전담팀 구성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으면 2점을 얻는 구조다.
평가 대상은 2022년 12월 15일부터 2023년 6월 14일까지 6개월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도권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협의회 의결 사안, 5기 적용 후 6기때 개선 검토"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최근 ‘제6기 지정평가’를 포함한 각종 평가에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지표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형태, 업무내용, 경력관리 등의 이유로 채용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비수도권 지역 구인난 심화 ▲평가지표 포함 후 병원별 경쟁 심화로 인건비 지속 상승 ▲높은 급여에 따른 기존 교수진과 급여 역전 현상 발생 등을 지적했다.
협의회는 “현재 수가는 인건비 수준에 미치지 못해 병원 운영난 압박이 심하다”며 “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와 각종 평가지표 기준에서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지표를 제외시키고 필수진료 및 기준인력 안정화 이후 재논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미라 과장은 “이미 5기는 확정이다. 금년 4월에서 5월경 소위원회를 통해 상급종합영원 지정평가 예비지표 및 제도 개선사항을 논의하고 전체회의에서 확정, 6월 공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5기에서 3년간 적용해보고 의료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이를 제외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 단순질환 질병군 지표가 5주기 평가에선 삭제됐다.
박 과장은 “단순질환군 관련 지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에도 문제가 드러나 결국 삭제하게 됐다. 입원전담전문의도 일단 적용 후 지표 유지 여부를 살피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