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지적사항으로 등장하고 의사들도 천연물신약의 한의사 처방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가 천연물신약을 지키기 위한 준비 태세를 마쳐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한의사와 의사들은 서로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법적 공방도 준비, 대립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 등 7개 한의약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연속회의를 개최하고 범한의계 천연물신약, 의료기기, 한약제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한의계 비대위)를 구성했다.
범한의계 비대위는 중앙비대위와 전국비대위로 나뉘며 평회원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한의학 수호 참여단(가칭)이 신설된다.
범한의계 비대위 위원장으로는 안재규 전 한의협회장이, 수석부위원장으로는 김필건 전 강원도한의사협회장이 각각 선출됐다.
범한의계 비대위는 한의협 회관 1층에 사무실을 꾸리고 김필건 수석부위원장과 김지호 위원이 상근한다. 전국비대위는 오는 6일까지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안재규 위원장은 “한약 전문가를 무시하고 다른 의료인에게만 천연물신약을 허용한 잘못을 고치자는 것”이라며 “현재 한의사 면허를 내 주고도 보장하지 못해 공중분해 될 지경에 놓여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범한의계 비대위는 향후 법률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애매하게 나뉘어 있는 한의약과 천연물, 생약 구분을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다. 나가서 천연물신약에 한약을 무분별하게 포함토록 한 고시도 개정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활동 방향은 오는 7일 열릴 전국비대위 회의와 전국이사회의에서 결정된다. 다만 의사들과는 거리를 뒀다.
김지호 위원은 “의사들과는 싸울 문제가 전혀 없다”며 “식약청과 제약사가 배를 불리기 위해 제도를 고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유용상)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특위는 지난달 25일부터 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용상 위원장은 "천연물신약은 현대 약리학적인 과정을 거쳐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현대의학"이라며 "한의사는 한약을 바로 쓰면 된다"고 말했다.
또 “한의학은 몸에 대한 인권 침해”라며 “침, 부항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의학은 전통의학에 무엇을 덧붙인 것이 아니라 형이상학, 비이성, 미신 등을 제거한 것”이라며 “혁명적인 제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