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조절 약물로 '노인성 난청' 예방 가능
원광대 의대 연구팀, 쥐 동물실험 성공···임상시험 신청
2019.08.02 10:0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세포 내 에너지 대사 물질(NAD+/NADH)을 조절하는 약물로 노화를 늦춰 ‘노인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는 노화에 따른 세포의 손상 및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관련된 효소로, 이를 조절해 생명 연장을 꾀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원광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소홍섭 교수팀은 평균수명이 2년 정도인 실험용 쥐에 세포 내 NAD+의 양을 늘릴 수 있는 화합물을 투여한 결과 노인성 난청 발생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화 관련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7월호에 발표됐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을 말한다. 귀에 있어 노화 현상은 외이, 중이 및 내이에 걸쳐 전부 오지만 보통 노인성 난청은 이 중 그 영향이 가장 큰 내이에 오는 증상을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70세 이상 난청 환자는 6만1550명에서 2017년 11만8560명으로 8년 새 약 2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태어난 지 12개월이 지난 실험용 쥐에 NAD+ 조절 약물이 들어간 사료를 먹인 뒤 24개월까지 일반사료를 먹인 대조군과 3개월마다 청력을 비교 측정했다.
 

그 결과, 대조군은 15개월 이후 24개월에 다다를수록 급격한 청력 손상을 보였지만 NAD+ 조절 약물을 먹인 그룹은 연령 증가에 따른 청력 손상이 없었다. 24개월째에도 50㏈ 정도의 정상적인 청력을 유지했다. 쥐는 생후 21개월이 넘으면 청력이 거의 소실되는 게 일반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소홍섭 교수는 “노인성 난청은 노년기에 가장 흔한 3대 만성질환 중 하나지만 근본적인 치료나 예방법이 없는 실정”이라며 “먹는 형태로 NAD+의 양을 조절하는 효과가 향후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다면 노인성 난청은 물론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에는 난청이 인지능력 저하와 치매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난청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계속 저하되기 때문에 빨리 진단받고 청각 재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