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분만 실패 아기 뇌성마비, 의사 5억 배상'
법원 '분만 당시 태아 상태 철저히 못살핀 책임 일부 인정'
2014.02.16 14:03 댓글쓰기

흡입분만술이 실패해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에게 뇌성마비 후유장애가 남았다면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5부(김종문 부장판사)는 6세 진 모군과 진군의 부모가 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사는 진군에게 총 5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법원은 아이의 뇌성마비장애 원인이 흡입분만 당시 의료진의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008년 7월 22일 진군의 어머니 오 모(33)씨는 전주소재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흡입분만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제왕절개 출산을 했다.

 

흡입분만은 진공 흡입기를 태아 머리에 부착해 끌어당기며 태아가 자궁에서 빠져나오는 걸 도와주는 분만법이다.

 

진군은 출생 당시 울지 않고 스스로 호흡하지 못했다. 진군은 두개골 골절,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두개혈종 등을 진단받았다.

 

6세가 된 진군은 현재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과 뇌성마비, 경직성 사지마비 등의 후유장애로 스스로 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다. 언어·인지 기능에도 장애가 있어 포괄적인 재활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법원은 의료진이 분만 당시 태아의 상태를 철저히 살필 의무를 소홀히 했고 분만 과정에서 이상증상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태아 심박수를 측정한 기록도 단 한번 뿐이고 제왕절개 이전에 무리한 흡입분만을 시도해 태아에게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며 "이로 인해 진군이 분만 도중 발생한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등으로 뇌성마비에 걸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뇌성마비의 다양한 원인을 밝혀내기 어렵고 태아와 산모의 신체적인 요인이 분만 과정에서 어려움을 일으켰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사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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