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진료의뢰서 써달라는데…'
유태욱 가정의학과의사회장 '딜레마 빠진 일차의료, 회복 불능 우려'
2015.09.07 12:25 댓글쓰기

“진료의뢰서를 써달라며 환자가 찾아온다. 과연 써주지 않을 수 있나. 그렇다고 본인이 써주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동네병원에서는 거부하겠나. 사명감으로 시작한 의사로서 삶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일차의료 살리기’ 프로젝트가 무색하게도 일각선 무너진 의료전달체계가 좀처럼 회생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사진]은 지난 6일 백범기념관에서 학술대회를 갖고 “3차의료기관과 1차의료기관이 본연의 기능을 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뒤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의과대학을 나와서 스스로 부여받은 사명감이 다 망가졌다”며 “땜질식 의료로 일차의료 붕괴가 끝을 모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사문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의대를 나와서 젊은 의사들이 할 일이 없다. 봉직할 자리도, 개업할 자리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개원을 해서 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진료의뢰서 작성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이 높다는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금연 수가 적정성 여부 검토 필요-땜질식 아닌 지속성 담보된 일차의료정책 절실"

 

유 회장은 “최근 금연 수가의 적정성 검토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국가가 근본적으로 일

차의료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회의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합당한 체계 내에서 원활하게 운영되는 게 정상인데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땜질식’으로 대응해 왔다”고 성토했다.

 

고육지책으로 가정의학과의사회는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회원들에게 숨통을 열어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차의료 경쟁력 갖추기’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유 회장은 “알레르기, 만성질환, 고혈압, 당뇨 등 일차진료에서 업데이트 되는 지식을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했다. 또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금연 정책 역시 전달하고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회장은 금연교육과 관련 “급여화 될 부분에 심층상담료가 책정돼야 한다고 본다”며 “단순한 상담료로 교육한다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고 제안했다.

 

기본상담료에 추가상담료가 필요한 것은 일반 보험 진료처럼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어 “금연 사업이 순방향으로만 흘러갈 것이라 단정지어선 안 된다. 실패할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국민이 고스란히 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유 회장은 “한국 의료시스템에서 일차진료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여전히 의료계가 어렵지만 가정의학과 의사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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