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신약 ‘엔블로’가 경증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글로벌 제약사 ‘다파글리플로진’보다 당(糖)을 더 많이 내리고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혁신적인 치료 옵선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SGLT-2 억제제 당뇨병 치료제의 국내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엔블로가 더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경증 신장질환을 가진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와 글로벌 제약사 다파글리플로진 투약 효과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당 배출 양(UGCR) ▲인슐린저항성(HOMA-IR) 네가지 지표에서 모두 엔블로가 다파글리플로진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논문명은 ‘신장 기능에 따른 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이나보글리플로진 대 다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 효과 및 안전성: 두가지 무작위 대조 시험의 통합 분석’이다.
이 논문은 SCIE에 등재된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에 게재됐다. 2022년 인용지수는 9.3으로 전세계 연구자들이 많이 찾고 인용하는 세계적 학술지다.
“경증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들 대상으로 연구, 혈당 수치 저하”
2형 당뇨병 환자 470명을 신장 기능 등에 따라 분류해 24주간 엔블로와 다파글리플로진을 각 복용한 두 집단의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측정했다.
이들은 다른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또는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DPP-4 억제제) 병용요법에도 혈당 조절이 어려운 2형 당뇨병 환자들이다.
먼저,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보다 공복혈당을 더 많이 낮췄다. 엔블로를 복용한 환자는 공복혈당이 6주차에 26.65mg/dl, 24주차에 28.54mg/dl 떨어졌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공복혈당을 6주차 21.54mg/dl, 24주차 23.52mg/dl 낮추는데 그쳤다.
또 엔블로를 복용한 환자들은 6주차부터 당화혈색소가 0.76%P 떨어졌고, 24주차에는 0.94%P까지 떨어졌다. 24주만에 당화혈색소가 무려 1%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6주차 0.66%P, 24주차 0.77%P 낮추는데 그쳤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다. 당화혈색소를 1% 포인트만 낮춰도 뇌졸중부터 망막병증(시력저하), 말초신경병증(손발저림, 감각저하), 신장질환 등 각종 당뇨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당화혈색소는 4.0~5.7%를 정상으로 보고, 5.7%부터 당뇨 전단계, 6.5%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엔블로,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 혁신적 치료 옵션 기대
이번 연구 결과에서 특히 눈여겨볼 지표는 소변으로 배출하는 ‘당(糖)’의 양을 가늠하는 ‘소변 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UGCR, Urinary Glucose to Creatinine Ratio)이다.
엔블로와 다파글리플로진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당을 소변으로 직접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한다. 따라서 당 배출량으로 두 약의 효능을 비교할 수 있다.
다만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 복용 효과가 떨어져 당 배출량이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엔블로를 복용한 환자들은 소변 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이 6주차부터 24주차까지 약 55g/g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신장 기능이 정상인 당뇨병 환자와 유사한 결과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환자들은 소변 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이 24주차까지 약 42g/g 수준에 머물렀다. 약효가 떨어진 것이다.
대웅제약은 연구 대상을 중증, 중등증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로 확대해 추가 임상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장질환 당뇨병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25%가 신장질환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고 65세 이상은 34%에 달했다.
신장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당뇨합병증이다. 이번 연구에서 엔블로는 우수한 당(糖) 배출 효과를 보여, 혈당 조절이 쉽지 않은 경증 신기능 저하 당뇨병 환자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평가하는 HOMA-IR(Homeostatic Model Assessment for Insulin Resistance)도 엔블로가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대사질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SGLT-2 억제제 국내 공급 중단, 국산 1호 SGLT-2 억제제 신약 ‘엔블로’ 부각
SGLT-2 억제제는 지난 2012년 등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을 흡수하는 과정을 억제해 소변으로 직접 배출시킨다.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 신장, 심장, 몸무게 관리까지 가능성을 보여 당뇨병 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제약사가 SGLT-2 억제제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고 알리면서 해당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은 새로운 약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연구로 국산 신약 엔블가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혈당 조절 효과 또한 더 우수해 제네릭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새로운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임상 근거를 제공해 의미가 크다”며 “엔블로가 대안이 될 수 있는 추가 근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