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술지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느낀 안타까움은 본인이 심혈을 기울인 연구를 발표할 때는 국내 학술지는 외면하고 외국 상위권 학술지를 선호하는 현상입니다.”홍성태 대한의학회 간행이사는 최근 대한의학회 브리핑에서 국내 의학 분야 학술지 영향력 지수의 고무적 평가와 함께 학문적 사대주의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홍성태 교수는 “좋은 학술지에 내고 싶은 연구자 마음은 너무 당연하지만 사실은 정부와 대학, 병원이 이 같은 방법으로 연구자의 연구력을 평가해 이를 조장하는 영향이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해당 분야 글로벌 상위 학술지 논문 발표를 높게 평가하는 만큼 해외에서 고평가받는 국내 Q1, Q2 학술지도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는 정책 및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홍 이사는 국내 척박한 출판 환경을 고려해 “국내 학술지가 상위권에 도달한 것은 편집인은 물론 학회 회원 모두가 눈물겨운 노력을 한 결실의 증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59개 의학 학술지 위치 상승 고무적
홍 이사는 국내 59개 의학 학술지가 각 소속 분야에서 차지한 높은 위치를 보면 고무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평가는 클래리베이트(Clarivate)사가 운영하는 학술지 인용 분석 보고서(Journal Citation Reports)에 등재된 개별 학술지의 학술기여도를 기준으로 적용했다.
의학 분야 학술지 영향력지수(Journal Impact Factor, JIF)는 2022년도에 비해 2021년도의 절대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2020년도에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시적으로 지수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 소속 학문 분야 영역에서 2022년 4분위 등급으로 보면 Q1에 12종(21년 11종), Q2에 21종(21년 23종), Q3에 17종(21년 13종), Q4에 8종(21년 10종)이 분포한다.
등재 학술지 절반 이상이 분야 상위권에 있고,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발간하는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EMM)은 해당 분야인 Biochemistry & Molecular Biology 영역에서 285종 가운데 14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졌다.
뒤를 이어 ▲대한간학회(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 8.9 ▲대한뇌졸중학회(Journal of Stroke, JOS) 8.2 ▲대한면역학회(Immune Network) 6.0 ▲대한당뇨병학회(Diabetes and Metabolism)이 5.9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외에는 4점대 6종, 3점대 18종, 2점대 18종, 1점대 이하 8종이 분포했다.
대한의학회 학술지 포스트코로나 ‘절실’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도 JIF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코로나를 위한 논문 확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지난 19년 JKMS의 JIF 지수는 1.705, 20년 2.153, 21년 5.354로 증가세 기록했다. 22년은 4.5로 다소 주춤했다. 그럼에도 JIF 지수에 의한 영역 Medicine, General & Internal 학술지 168종 중에서 48위 위치(Q2)에 자리했다.
현재 JKMS는 꾸준히 코로나 논문을 내고 있으며, 2023년 7월 기준으로 모두 401편의 논문(원저 195편, 종설 15편, 단보 69편, 증례 53편 등)을 발간했다.
다만 현재 의학 분야 최상위권 학술지로 부동의 평가를 받는 ▲Lancet (22년, JIF168.9) ▲NEJM(JIF 158.5) ▲JAMA(JIF 120.7)의 극심한 부익부 논문 편중 현상도 여전한 실정이다.
홍성태 이사는 “코로나 논문의 많은 발표로 많은 인용이 되고 있지만, 코로나 외 인용을 견인할 다른 논문 원고 발굴이 향후 JIF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높아진 위상에 맞는 다른 주제의 좋은 원고 발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