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사수 뇌경색 환자 36%에 불과
서울대병원 정근화 교수팀, 병원 도착 지연시간 분석
2024.06.03 09:57 댓글쓰기

급성 뇌경색 환자의 병원 도착 지연에 대한 지역 간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은 최근 뇌졸중 환자의 병원 도착 지연 추세와 지역별 격차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9개 행정지역의 61개 병원에서 한국뇌졸중등록사업에 등록된 급성 뇌경색 또는 일과성허혈발작 환자 14만4014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뇌경색은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이 골든타임 내에 병원 방문율은 낮고, 지역 간 큰 격차도 여전했다.


환자의 병원 도착 지연은 증상 발현 시간부터 병원 도착 시간까지의 시간으로 정의됐으며, 4.5시간(27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의 비율이 주요 지표로 사용됐다. 


그 결과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병원 도착 지연의 중앙값은 460분이었으며,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36.8%에 불과했다. 


병원 도착 지연 시간은 2016년에 429분으로 가장 짧았으나, 이후 소폭 증가해 그 수준을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변화 추세에 통계적 유의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즉 뇌경색 치료의 핵심인 환자의 빠른 내원과 관련된 병원 도착 지연은 지난 10년 간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한 소득불평등도인 지니계수를 사용해 지역 간 병원 전 단계 소요 시간의 격차를 평가한 결과, ‘지역 간 불균형’이 0.3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병원 도착 지연 시간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불평등에는 응급의료 자원 분포, 지역별 교통 상황, 의료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맞춤형 대책과 자원 배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추가로 병원 도착 지연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미한 뇌졸중 증상(1.55배), 기존 신체적 장애(1.44배), 당뇨병(1.38배), 고령(1.23배), 흡연(1.15배) 순이었다.


병원 도착 지연이 4.5시간을 초과한 환자들은 기능적 독립성을 갖추고 퇴원할 가능성이 낮았다. 즉,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방문하는 게 퇴원 시에 일상생활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뇌경색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만 시행할 수 있는 정맥 내 혈전용해술 치료를 받은 환자 비율은 2014년 9.2%에서 2021년 7.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근화 교수는 “병원 도착 지연에 지역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우리나라 ‘뇌졸중 안전망’ 구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 및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정책을 통해 뇌경색 발생 환자들의 병원 방문까지 소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및 대한뇌졸중학회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유럽 뇌졸중 저널(European Stroke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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