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학회 영문학회지, SCI 등재···인용 협조 병원 혜택
학술지 발전 기여 가산점 등 검토···'편집인 윤리 침해 우려' 제기
2021.12.31 05:4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오랜 염원이었던 영문학회지 ‘CiOS(Clinics in Orthopedic Surgery)’의 SCI 등재가 최근 결정됐다.
 
이와 관련, 학회는 그동안 학술지 인용 횟수를 높이는데 협조한 수련병원들에게 소정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학술지 발전을 위해 애쓴 병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장려책이란 설명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형외과학회는 최근 일선 수련병원들에게 공문을 보내며 CiOS를 인용한 논문의 제목과 저자 등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정형외과학회는 공문을 통해 ‘2022년도 전공의 정원 혜택 심사 기준’과 ‘여러 병원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2년 연속 수상은 하지 않도록 한다’며 적극 협력한 수련병원들에게 이러한 혜택이 주어질 것을 시사했다.
 
앞서 정형외과학회는 SCI 등재를 주요 회무목표로 삼고 부족한 평가기준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저명 학자를 편집위원으로 위촉하고 우수논문을 유치했으며, 종설 논문 투고를 확대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인용지수였다.
 
2020년 1월 기준 CiOS 인용지수는 1.745였다. SCI 등재를 위해선 적어도 2.0 이상의 인용지수를 기록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정형외과학회는 CiOS 논문을 활발히 인용해줄 것을 회원들에게 요청했다. 특히 ‘적극 동참한 수련병원들에게는 학술상 수상 및 위원회 활동에서 적정한 혜택이 부여되도록 정책을 마련했다’며 회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2년여 노력 끝에 지난 10월 말 CiOS는 SCI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학계 일부에선 걱정스런 시선도 보인다. 인용에 대한 보상은 자칫 편집인 윤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에 따르면 편집자나 심사자가 특정 논문의 인용지수를 높이기 위해 저자에게 인용을 권유하는 것은 인용조작(Citaion manipulation)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 또한 편집인 윤리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특정 학술지를 참고문헌으로 인용토록 하는 행위는 객관적인 과학적 중요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논란의 조짐이 보이자 학회는 ‘이러한 혜택은 명백한 이득이 제공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학술상의 경우 적은 비율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수준이며, 학회 이사로 참여하는 것 역시 특별한 혜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객관적으로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만 인용을 권고한다고도 강조했다. 유사한 연구 내용을 다룬 여러 논문이 있을 때 ‘이왕이면 CiOS 논문을 참고해 달라’는 정도의 권유였다.

대한정형외과학회 A 이사는 "인위적인 인용 권고는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경제적 보상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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