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젊은층 대장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장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2일 대한대장항문학회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한 달을 대장암 바로 알기 캠페인 기간으로 잡고 '제14회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지난 2007년부터 대장암을 올바르게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대장암'을 '대장앎'으로 바꿔 부르고 '대장앎의 달'을 지정해 대국민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학회는 올해 골드리본 캠페인 주제는 'MZ세대도 안심할 수 없는 대장암'으로 정했다.
이날 학회는 젊은층 대장암 발생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짚으며 경각심을 고취했다.
대장은 영양분 흡수, 수분 저장 및 대변 형성 및 배출을 하는 중요한 장기다. 대장암은 과거 미국, 유럽 등 서구인에게 발견되는 질환이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진단된 25만4718건 암 중 대장암은 2만9030건(11.4%)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50세 이전 젊은 세대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와 49세 사이의 젊은 연령에서 인구 10만 명당 대장암 발생률이 12.9명으로 세계 1위다.
학회는 젊은 대장암 발생 증가 원인은 과체중, 비만, 만성염증, 당뇨 등을 짚고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진 총무이사는 "50세 이하 젊은 대장암 환자의 경우 첫 증상이 나타나고 첫 진료를 보기까지 평균 217일이 소요된다"면서 "이는 50세 이상 대장암 환자들의 평균 29.5일보다 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50세 이하 젊은 세대에서도 혈변, 빈혈, 복통, 변의 굵기가 얇아지는 경우, 급격한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 부진, 변비와 설사와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가 있는 경우반드시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또 "50세 이하는 대장암 선별검사 대상이 아니고 복부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발생률 증가에 영향을 준다"면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장암 대표 학술 단체로 정체성 확립"
학회는 이날 대장암 대표 학술 단체로서 정체성을 공고히하겠단 각오도 전했다. 이를 위해 학술위원회 산하 8 개 연구회가 통합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국제학술대회 'iCRS'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올해 9회째 맞는 iCRS에서는 대장항문영역 술기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로봇수술 및 최소침습수술 ▲내시경 ▲항문질환수술 등 임상에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강연으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무이사는 "코로나19로 교류가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지금까지(2일 기준) 국내 394명, 국외 190명이 사전 등록을 했다"면서 "iCRS가 명실상부 국제학술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대장내시경에 특화한 내시경전문의를 양성하겠다는 각오다. 김 총무이사는 "내시경관리위원회에서는 대장내시경에 특화한 내시경전문의, 학회 인증 대장내시경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암센터와 신규 다학제적 대장암진료권고안 v3.0 작업 등을 언급하며 "대장암 예방, 검진 및 치료의 다학제적 능력을 학회 차원에서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무이사는 "외과뿐만 아니라 다기관, 다학제 연구를 활성화하고 바른 의료와 옳은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학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