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연기 이용 '두개골 성형술' 장기 효과 입증
최종우·김영철·나영신·정상준 교수팀, 희귀질환 두개골 조기 유합증 환아 140명 치료
2024.10.10 17:08 댓글쓰기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김영철 교수, 소아신경외과 나영신·정상준 교수. 사진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은 "'신연기'라는 기구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처음 개발한 이후 20년간 약 140명의 두개골 조기 유합증 환아들을 안전하게 치료하며 장기적인 효과를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출생 직후 신생아 두개골은 여러 개의 뼈로 나눠져 있다. 뼈가 만나는 부위인 봉합선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닫혀 두개골 뼈가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이때 두개골 봉합선이 정상 시기보다 이르게 닫히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2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비대칭적인 외모뿐 아니라 뇌 성장을 압박해 시력이나 지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신생아 시기에 두개골을 잘라 재배치하는 수술을 해왔는데, 출혈량도 많고 합병증도 드물지 않게 발생해 수술 부담이 컸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은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신연기 장착한 이후 보호자가 하루 0.5~1.5mm씩 신연기 늘리는 방식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은 환아 머리뼈를 조각내지 않고, 유합된 두개골의 봉합선만 일부 절개한다. 절개한 봉합선에 신연기를 장착한 이후 보호자가 하루에 0.5~1.5mm씩 신연기를 늘린다. 신연기 조절을 통해 절개된 뼈 부위가 조금씩 벌어져 그 틈에 새로운 뼈가 생기는 방법이다. 정상 범위만큼 뼈가 성장한 후 신연기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진행하면 치료가 마무리된다.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은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통해 기존 대비 수술을 약 8시간에서 3시간으로 절반 이상 단축시켰으며 출혈량도 크게 감소했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흉터나 합병증이 적어 매우 안전하고, 신연기를 장착하는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2개월까지 단축시켜 회복도 빠르다. 뇌에 가해지는 손상도 거의 없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 수술을 받은 환아들 평균 수술 시기는 생후 10개월이었으며, 수술로 사망한 환아는 없었다. 


약 98% 환아에서 재발 없이 두개골이 대칭적으로 성장했으며, 발작이나 발달 지연 등 합병증 발병률은 0%였다. 창상 지연, 뇌척수액 누수 등이 3% 발생했으나 모두 보존적 치료로 호전됐다.


미국·유럽에서도 이 수술법 사용 늘어나고 있는 추세


무엇보다도 수술 직후부터 외적 비대칭이 개선될 뿐 아니라 뇌 기저부 비대칭까지 교정돼 10년 이상 장기추적한 결과, 아이가 성장한 이후로도 얼굴뼈가 대칭적으로 발달한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개발한 두개골 신연술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성형외과학회가 발행하는 '성형재건외과'를 비롯한 SCI급 논문에 10건 이상 게재됐으며 최근에는 미국, 유럽에서도 이 수술법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한 개 봉합선만 유합되거나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기발견이 어렵다. 따라서 아이 머리가 한쪽만 더욱 크거나 심한 비대칭이 있는지 보호자가 많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상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어린 나이에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치료 목적과 미용, 발달에 대한 부분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해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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