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지고 영향력 커졌지만 회장 마다하는 전공의
대전협 선거 D-1, '의정활동 관심 있어도 회장직 수행 부담 커'
2018.08.21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투표 마감일(8월2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공의특별법을 비롯해 의료인 폭행 방지법 등 전공의를 둘러싼 과제가 산적한 만큼 대전협의 새로운 수장에 관심이 쏠린다.


중요한 사안들을 다루는 요직임에도 대전협 회장 선거는 그 과정이 순탄치 않다. 전공의 특성상 병원에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대전협은 회장 후보 등록부터 투표까지 전 과정에서 타 단체에 비해 참여가 저조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22대 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전협은 역시나 회장 후보 등록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8월4일 선거후보자 등록기간 마감일에 아무도 입후보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전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불가피하게 8일까지 등록기간을 연장했고 현 대전협 이승우 부회장이 단일 후보로 선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대전협 회장은 학생회장과는 다르다”라며 “1만6000여 명의 전공의들 목소리를 내야 한다. 수련과정을 겪고 있는 전공의들이 쉽게 나설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일이고 쉽게 나서서는 안될만큼 큰 책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회장으로서 직접 봤을 때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만 막중한 책임감, 봉사정신이 요구되는 자리라 나서기가 더 어려웠다. 누구라도 후보로 나오길 바랐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고민 끝에 주변의 지지를 받아 힘들지만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이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의정활동에 관심을 갖고 추후 대한의사협회 등 단체 활동을 꿈꾸는 전공의들에게서도 대전협 회장 출마는 꺼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기존에 대전협 임원을 지냈던 A씨는 "의정활동에 관심을 가진 전공의들은 대전협 임원으로 활동하려 하지만 회장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크다. 회장은 부담스럽고 임원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단체 수장으로서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수련과정에 있는 수련의라는 점에서도 회장으로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의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고연차 전공의에게는 회장 활동이 물리적으로 어렵고 저년차 전공의는 병원 내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회장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A씨는 "저년차 전공의는 병원에 매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행동할 수 있는 폭이 좁다. 3년차, 4년차에게는 전문의 시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의가 의정활동에 관심이 있어 경험을 쌓으려 하더라도 회장으로 나서기는 꺼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와 관련된 현안이 점점 더 복잡하고 까다로워지는 현상 역시 전공의들이 대전협 회장으로 나서는 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대전협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법이 시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근무 환경이 전면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공의 외부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전공의를 둘러싼 현안이 복잡해지고 있는데 대전협 회장으로서 모든 전공의를 대표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역시 회장에 부담을 느끼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라며 “협회 입장에서도 이를 제대로 아는 회장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회장 개인으로서도 주어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서는 업무를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진들은 업무를 서로 협조하면서 수행할 수 있지만 회장은 최종 결정자로서 고유의 업무가 있다”라며 “수련과정 중에 외부활동을 병행하기 힘든 전공의들이 책임과 권한이 함께 주어지는 회장 자리를 어려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전협 회장 선거는 16일과 17일, 20일, 21일, 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개표는 투표 마감일인 22일 오후 7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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