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사회를 보는 불편한 시선
의료계 타 직역 '자정활동 등 선언 후 각종 규제 쏟아져 제약'
2015.01.22 20:00 댓글쓰기

성형외과의사회가 자정활동 등 내부 관리에 나섰지만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 내 다른 단체에서는 불편한 심기가 감지된다.   

 

성형외과의사회가 불법 대리수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정작용을 선언한 후 그들을 보는 의료계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성형외과의 곪은 부위를 도려내고 환자 권익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대리수술(쉐도우 닥터), 수면마취제 과다 투여 등의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자정 노력을 약속했다.

 

대입 수능시험을 마친 여고생이 G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다가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의료계에서는 성형외과의사회의 약속을 위기 타개를 위한 전략으로 이해했다.

 

의료계의 시선이 점차 날카롭게 바뀐 것은 이어지는 성형외과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발 규제가 쏟아지면서 부터다.

 

명찰 의무 패용법, 수술실 CCTV 설치법 및 최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미용성형수술 환자안전관리방안' 등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과한 규제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데 성형외과의사회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수용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자정 노력을 이어왔지만 그를 뒷받침할 제도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시행착오에 따른 결정이지만, 의료계로서는 혼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성형외과의사회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성형외과의사회에서는 ‘환자 안전’ 및 ‘환자 알 권리 제고’, ‘선진화된 의료서비스’ 등 의료계가 추구해야 할 명목을 찬성 이유로 제시해 반대하는 의료계를 궁색하게 만드는 등 갈등을 키웠다.

 

이에 일부 의료계에서는 “각종 규제로 성형산업의 진입 장벽을 높여 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고위 관계자는 “환자를 위하는 의사는 성형외과의사회에만 있는 것처럼 굴고 있다”면서 “결국 일반의에게, 다른 분야 전문의에게 뺏긴 자리를 되찾고 싶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진료과 의사회 회장은 “환자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성형외과 탓에 의료계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다른 진료과에 대한 고려 없이 각종 규제를 찬성하는 성형외과의사회가 얄밉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성형외과의사회는 기존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상임이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강남에 있는 1500개 성형외과 중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은 400여 개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회원이 아닌 1000여 개의 성형외과는 의사회 차원의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성형외과의사회 고위 관계자는 “각자 생각이 다른 것이다. 비합리적 비난은 개의치 않는다”며 “성형외과의사회는 이익집단이지만 그 전에 전문가 집단이다. 손해를 보더라도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 환자가 없으면 의사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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