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최측근 임명된 새정부 복지부 장관
수정 입장 밝힌 '암 등 4대 중증질환 공약' 이행 추이 추목
2013.02.17 20:00 댓글쓰기

[분석]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새 정부의 복지 공약 이행을 상징하는 인선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의 핵심 복지 공약은 4대 중증질환을 정부가 100% 보장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인수위가 출범하자마자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많게는 수십조 원의 돈이 들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고, 인수위가 공약 수정을 고려 중이란 보도가 이어졌다. 복지 공약은 경제민주화와 함께 박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을 견인했다.

 

복지 공약 후퇴는 새 정부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안길 위험요소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 등으로 거론된 진영 부위원장을 복지부 장관 내정자로 발탁했다.

 

진영 장관 내정자는 보건복지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 지난 2005년 국회 저출산고령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전부다.

 

판사 출신의 3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친박근혜계 인사로 분류된다. 박 당선인은 복지부 장관에 최측근을 기용함으로써 복지 공약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진영 내정자는 17일 장관 지명 이후 "새 정부의 국정운영 목표는 국민행복이며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총선과 대선공약을 빠짐없이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논란의 중심인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선 "공약은 할 수 있는 보험범위에서 하는 것이며 이런 내용이 전달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초 계획은 예산 범위에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수위가 해명해온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당초 4대 중증질환은 상급병실료와 간병비 등 비급여 영역을 모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고, 선거기간 박 당선인 측은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결국 자의든 타의든 공약이 잘못 알려진 것이므로 새로 임명될 복지부 장관이 이를 정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박 당선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첨예해진 보건의료계 갈등 해결여부 관심


진영 내정자는 새 정부 실세이지만 보건복지 분야의 비전문가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직능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보건의료계의 갈등 구조를 무난히 조정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보건의료계는 갈수록 직능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이런 탓에 복지부는 지난해 직능 갈등을 협의·조정하는 보건의료직능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의료계는 정부로부터 면허를 받는 전문직종의 집합체다. 장관에게는 해당 분야의 깊은 이해와 행정·정무적 능력이 요구된다. 진 내정자가 발탁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 내정자의 인선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그의 홈페이지에는 간호조무사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복지부는 2018년 시행을 목표로 간호조무사제도를 폐지하고 간호인력 체계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확대할 계획인데, 대한간호협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크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천연물 신약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대한한의사협회가 갈등하는 구조이지만, 의사와 한의사의 이해관계도 충돌하고 있다.

 

이런 갈등구조는 복지부 앞에 산적해 있다. 진 내정자가 취임과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복지부는 지난해 보건의료비 억제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약가 인하를 단행하고, 영상장비 수가를 내렸다. 의사협회의 극렬 반대에도 포괄수가제 도입을 강행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기초노령연금 문제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도 행정·정무적 능력이 요구된다. 지불제도 개편과 관련된 갈등도 예상된다.

 

복지부 내부에선 보건복지 분야와 무관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장관이 여럿 있다.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행정 습득 능력과 정무적인 감각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전 장관은 역대 최고 장관으로 꼽힌다. 현 임채민 장관도 보건복지 비전문가이지만 행정고시 출신 관료라는 점에서 행정적 역량이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 내정자의 부인인 정미영 여사는 소아과 의사다. 보건복지 분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전임 복지부 장관들은 가족 중 보건의료인이 많았다. 현 임채민 장관은 가족 중에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전재희 전 장관은 딸이 한의사였고, 손학규 전 장관도 아내가 약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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