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간호협회 성명숙 회장[사진]은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현재 중소병원의 간호수급이 심각한 상태이며 무작정 수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근무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2000년 7월 의약분업 이후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려가면서 중소병원들은 환자가 격감하고, 의사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면서 지방에선 의사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경영이 어려워진 중소병원들이 의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의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인력의 이탈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중소병원 10곳 중 9곳은 정부에서 정한 간호사 인력의 최소 기준마저 채우지 못하고 있다. 1명의 간호사가 보는 환자 수를 비교하면, 대형병원은 16명 이내인 데 반해 중소병원은 25∼40명이나 된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가 중소병원을 꺼리게 만든다.
또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에서 받는 임금의 차이가 두 배 이상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보수가 낮은 병원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무조건 간호사 늘리는 것이 해결책 아니다"
성명숙 회장은 “중소병원의 간호사 구인난은 간호사를 무작정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서 “중소병원이 원하는 것은 능력과 실력을 갖춘 간호사가 아니라 값싸게 채용할 수 있는 간호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 회장은 “간호사들은 보통 3교대로 일하고 공휴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교대근무로 인해 생활리듬의 균형이 깨지고 신체에 무리가 오는 것도 감내해야 하지만 일에 비해 보수는 너무 열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병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는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재도 간호 인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해 1만4000여명의 간호사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으로 2016년이 되면 한해 2만여명의 신규 간호사들이 탄생된다. 유휴인력 간호사도 9만여명에 이른다는 것.
성명숙 회장은 “간호사 인력부족에 따른 환자의 입원기간 연장, 사망률 증가, 국민건강권 위협 등에 대한 책임은 앞으로 누가 질 것”이냐면서 “간호전문직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성 회장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간호사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