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산업 노·사·전문가 공동포럼’에서는 ‘고용률 70% 달성, 보건의료산업에서 가능한가’란 주제로 보건의료산업 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산업의 노동시간과 일과 생활 간 균형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배 본부장은 “간호사의 경우 공급대비 현장 종사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원인으로 1일 9시간 가량의 고정된 3교대제 노동환경을 꼽았다.
그는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의 유연성이 없고 대부분 야간교대를 포함한 고정된 근무순환을 견뎌야 한다. 결국 고정된 교대제 근무로 간호사들은 직장과 가정의 선택 기로에 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3교대제가 아니라 시차근무제, 단축근로시간제, 야간근무 전담제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 본부장은 “실제 유럽 국가 및 일본의 경우 간호사들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시간제 고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크인연구소 이문호 소장 역시 “2010년 기준 독일 간호인력의 37%는 주 정규 38시간보다 적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간제 일자리(비정규직), 노조 수용여부 관건
문제는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제 일자리가 비정규직 근로계약으로 ‘나쁜 일자리’에 속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시간제 일자리를 통하면 유효 간호사들을 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과연 시간제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앞서 시간제 일자리를 주장한 전문가들도 해당 일자리들이 정규직으로 고용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배 본부장은 “유럽과 일본 간호사들에게 도입된 시간제 일자리는 통상적으로 파트타임 근로자와는 달리 정규 고용에 가까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문호 소장은 역시 “이해 당사자 간의 신뢰와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시간제 근로제는 자칫 나쁜 일자리로 직행할 수 있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며 “노사가 많은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제 근로에 대해 부정적인 노조를 향해서도 “무조건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가질 것이 아니라 시간제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