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당선자 '나는 투쟁가 아닌 협상가'
비합리적 의료제도 개선 의지 피력…방법론은 '대화'
2012.04.25 10:41 댓글쓰기

“새로운 대한의사협회의 정책 방향은 잘못된 의료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시키는 것이다.”

 

25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자는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에 참석, ‘새로운 의협의 향후 정책방향’이란 제하의 강연을 통해 향후 로드맵을 제시했다.

 

먼저 노 당선자는 그동안 잘못된 의료제도를 받아들여온 무기력한 의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잘못된 의료제도 가운데 원가 이하의 진료 수가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노 당선자는 “일부 병원에서 위내시경·바늘 등을 재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과 옹호가 양립한다”며 “그 이유는 현실적인 진료수가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값싸면서 질 좋은 것은 없다”고 전제한 뒤 “대한민국 의료는 싸다. 정부는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의료의 근본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잘못된 의료제도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해질 수 밖에 없음을 우려하며 본질적인 차원에서 문제 개선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당선자는 “진료수가가 원가 이하라면 의료가 왜곡될 수 밖에 없고, 그 동안은 편법으로 대안을 찾아온 꼴”이라며 “작금의 시대는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꾸고 좋은 의료제도를 가릴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잘못된 의료제도와 무기력한 의료계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 즉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이제는 의사들이 용기를 내 이면에 감춰졌던 추악한 폐해를 드러내고 국민들이 어떤 피해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의사가 아닌 국민들이 잘못된 의료제도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노 당선자는 “제도란 정치인의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고 정치인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마련이다. 다양한 여론전과 언론·시민단체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제도 개선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그동안 의료계가 취했던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소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운을 뗀 뒤 “이를 반드시 극복해야만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 당선자는 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정부와의 마찰이 우려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나를 ‘투쟁가’로 비유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며 “사실 나는 투쟁가가 아닌 협상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가로서 정부와의 올바른 토론과 협상을 통해 국민·의료·정부 모두가 원하고 만족하는 의료제도를 제시하고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의협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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