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문재인 '건강보험 보장률' 공방
상대 공약 비판하면서 '4대 중증질환 100%' 對 '입원 90%·외래 65%'
2012.12.10 20:00 댓글쓰기

대선 후보들은 10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복지 분야 쟁점으로 의료비와 건강보험 보장성 등의 사안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유력 후보들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국민 의료비 걱정을 덜어주는 게 시급한 과제이며 핵심은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제 경우는 한번 병에 걸리면 가계가 휘청이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해 100% 국가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재정상황을 보면서 의료복지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입원과 외래 등 전체 진료비의 90% 보장을 약속했다"며 "그러려면 연간 최대 20조원의 보험료를 조달해야 한다. 현 건강보험료를 2배가량 올려야 한다는 얘기이며 서민에게 보험료 폭탄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문 후보는 "먼저 (박 후보에게)물어보겠다. 4대 중증질환이 무엇이냐"라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심장병과 암, 희귀난치성 질병, 중풍(치매) 등 4가지"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박 후보 공약을 보면 심장은 국가가 책임지고, 간은 아닌 것이 된다. 그것이 합리적인 구별이냐"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국민들이 가정파탄까지 나는 중증(질환)을 먼저 우리가 건강보험에서 100% 보장함으로써 중병을 앓아도 병원도 못 가고 치료도 못 받는 국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해마다 의료비 500만원을 자부담하는 사람이 350만명에 1000만원 이상도 약 100만명"이라면서 "박 후보 말처럼 4대 중증(질환)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의료비 경감에서 제외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하겠다. 재정 형편을 봐가면서 보장성을 확대하겠다"고 거듭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잘못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보험 보장률 90%는 입원환자에 우선 적용하는 것이다. 외래는 60% 수준을 유지하면서 둘을 합쳐 전체 보장률 75%를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이 85%인데 아직도 부족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박 후보에게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를 언급하며 문 후보의 재정 정책을 공격했다.

 

박 후보는 이어 "문 후보가 말한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을 다 건강보험에서 해결하려면 진료비가 얼마나 드는지 아느냐"고 질문했다.

 

문 후보는 "지금 간병비가 큰 부담이고 건보보험 대상이 아니다. 간병비를 급여화하겠다는 것은 박 후보도 공약하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이에 박 후보는 "3대 비급여의 급여화를 계산해 보니 5조8000억이 든다. 상당히 큰 금액인데 임기 내 어느 정도 해결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상급병실료도 그렇고 건강보험 전체 보장률을 90% 올린다는 전제하에 제 소요 재원을 말한다.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저희가 판단하기로 추가로 8조5000억원을 추정한다. 많은 돈이지만, 건강보험료 국고보조금 20%를 잘 지키고, 부과체계를 개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이정희 후보 의료공약 실현 가능성 없어" 혹평


자유토론에 나선 박근혜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수위 높은 발언으로 질의와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의료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는 모든 병원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전체 진료비의 10%만 내도록 하고, 연간 진료비를 100만원으로 제한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등 무상의료를 추진하면서도 대선공약집 어디에도 재원 조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이 후보는 "2009년에 공약을 가장 먼저 채택했다. 재원 문제도 건강보험 국가부담을 최대 40%까지 올리고, 관련 재원은 13조원이 든다"며 "아울러 (의료)전달체계를 바꾸는 등 주치의 제도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부유세를 걷어서 조성한 재원으로 무상의료를 하겠다는 것은 너무 세상물정을 모르는 터무니 없는 구상"이라며 "이것은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는 이어 "이 이야기를 누구 했는지 아나. 유시민 전 의원이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세금 안 내면서 국민에게 세금 내라고 요청할 수 없다. 현 정책 흐름이 무상의료로 가고 있다"며 박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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