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은 제약계 구조조정 0순위"라는 말이 다국적제약사들로부터 현실이 돼가는 모습이다.
일괄 약가인하에 대한 피바람이 희망퇴직프로그램 가동 등 다국적제약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업부서의 경우 그 빈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나가며 정규직 자리가 축소돼가는 상황이다.
최근 노사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BMS 뿐만 아니라 다케다제약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이러한 파견 형식으로 영업사원 비정규직 채용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지난 8일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 BMS제약 노조는 사측이 최근 대체인력 파견업체인 인벤티브헬스코리아와 일부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서비스 위탁계약(CSO)을 체결하자 기존 정규직 결원에 대한 부족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일에 규탄 집회를 열었다.[사진]
회사 영업사원 수 대비 담당해야 할 고객(의료진)이 넘쳐나다 보니 노조측은 정규직을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정규직 축소, 파견 형태의 비정규직 확대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BMS의 경우 현재 정규 영업사원은 약 80명 수준이고 파견형태 비정규직 직원은 40명으로 모두 120명을 이루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약 1/3이 된다.
노조측에 따르면 일본계 기업 다케다제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파견 형태로 비정규직 영업사원이 정규직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도 파견 형식의 비정규직 채용이 늘고 있지만 불법파견 형태는 교묘하게 비껴나갔다는 점을 노조측은 덧붙였다. 실제 이 날 BMS노조 규탄대회에는 일부 아스트라제네카 직원도 참여했다.
BMS제약 노조 유대희 위원장은 “회사가 올해 안에 비정규직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했지만, 그 비용으로 애초에 왜 정규직으로 뽑지 않았는가”라며 “현재 다국적제약사들 중에서는 다케다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가 마찬가지의 상황에 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지난 5월 희망퇴직프로그램 가동 후 영업사원 20명이 퇴직했다. 사측은 이 비용으로 위탁계약을 통해 비정규직 50명을 뽑았다. 다만 본사가 아닌 위탁계약 맺은 회사가 이들 직원을 직접 관리하는 등의 형태로 교묘하게 불법파견 요소를 상당히 줄여놓은 상태”라고 한탄했다.
그는 “앞으로 제약계에 이 시스템이 100% 퍼져나갈 것이다. 희망퇴직으로 정규직 영업사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위탁계약 형식으로 충원할 것”이라며 불법파견 철회와 정규직 직접고용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다케다제약 관계자는 “도급 형태로 제약영업 사원 인력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불법파견 이런 것과는 무관하다. 회사가 한국에 출범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영업사원 정규직 채용은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 여러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도 “이러한 방식으로 회사에 들어온 직원들은 영업사원이 아니다. 하는 일부터가 다르다. 관리는 계약을 맺은 회사와 본사가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