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문회 윤곽이 서서히 잡히는 모양새다.
국회는 청문회 일정이 확정된 후 각종 자료수집에 본격 나서며 정진엽 내정자의 철저한 인사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생소한 인물인 만큼 자료 확보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정진엽 내정자 역시 서울 충정로 남산스퀘어빌딩 22층 국민연금 국제회의실에 마련한 임시집무실에서 복지부 측과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4일 청와대의 인사 발표 후 현재까지 제기된 내용을 미뤄볼 때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내용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우선 앞서 불거졌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논문표절 문제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의 단골 메뉴로, 내정 발표 직후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던 사안이다.
정진엽 내정자 역시 논문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007년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이 2005년 제자 논문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의료계 정서와 관행 등을 감안하면 용인되는 수준이라는 시각이 많아 복지부 입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정도의 결정적 결함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원격의료와 의료산업화에 대한 사상 검증도 예상된다. 분당서울대병원장 시절 원격의료 관련 특허출원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청와대가 “분당서울대병원을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병원, 나아가 세계 최고 IT병원으로 입지를 다졌다”며 정 내정자의 의료 IT 능력을 높게 평가한 점도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의료기기 상생포럼 총괄위원장’ ‘웰니스 융합포럼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행보를 근거로 의료산업화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행정력 부재 역시 국회의원들의 공격 포인트다. 청와대는 “정 내정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3차례나 연임하는 등 행정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지만 회의론도 적잖다.
특히 보건복지부 예산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복지 분야 행정경험이 전무한 점을 국회의원, 특히 야당의원들이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란 분석이다.
복지부의 직접적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도 “정 내정자는 평생을 보건의료 분야에 몸 담아 온 만큼 복지에 대한 전문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외에 병원장 재직 시절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이용한 만성질환 관리 공동 프로젝트 사업 대상자 선정과정에서의 특정 업체 지원 의혹도 제기될 전망이다. 당시 사업 파트너는 KT였다.
정진엽 내정자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장옥주 차관과 최영현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해 주요 간부진이 내정자 임시집무실을 찾아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특히 보건의료정책실 산하 6개국의 국장과 주무과장들이 내정자를 찾은 점을 감안할 때 원격의료와 의료산업화 등에 대해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진엽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리며,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25일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보고서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