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특수’는 없었다. 전 세계적 팬데믹 사태로 예방의학 중요성이 재확인됐지만 수련의들은 이번에도 예방의학과를 외면한 것으로 확인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2022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예방의학과 인력 선발을 기대했던 대다수 의료기관이 빈손 처지가 됐다.
병원 내에서 예방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한 국립암센터와 아주대병원은 전공의 모집에 실패했다. 국립암센터와 아주대병원은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예방의학과에 각각 1명, 2명의 정원을 배정했다.
의대 차원에서 예방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했던 기관들도 상당수 고배를 마쳤다. 사실상 예방의학과는 전공의 모집에서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려대 의대의 경우 3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었고, 건양대 의대도 2명을 모집했지만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울산대 의대 또한 1명을 뽑을려고 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충원에 실패했다.
충남대 의대와 한양대 의대는 각각 1명과 2명의 인원을 배정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모집에서 고배를 마셨다. 부산대 의대도 2명 정원을 모집했지만 외면 받았다.
서울대 의대 또한 예방의학교실 5명의 전공의를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2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전공의 모집은 코로나19로 인해 커진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전공의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느낌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창궐 이후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예방의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쏟아졌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등 소위 ‘스타 교수’도 배출됐다.
특히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입 및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인한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으로 다시 한 번 예방의학 분야가 주목을 받았지만, 수련의들의 예방의학과 지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예방의학 중요성과 이에 맞는 의료제도 개편에 관한 사회적 관심은 분명 커졌다”며 “하지만 예방의학은 아무래도 기초의학으로서 임상분야 보다는 경제적 보상체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진로 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적 요소들로 인해 사회적 관심이 전공의 지원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코로나19를 통해 봤듯이 예방의학 분야에 대한 투자는 분명 필요하다. 관련 인재들이 나와야 앞으로 다가올 제2, 제3의 팬데믹을 대비할 수 있다. 수련의들이 예방의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할 단계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