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매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모집에서 처참한 상황을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전국 수련기관들은 1년차 레지던트 모집도 어려운 상황에 상급년차 모집은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27일 데일리메디가 2023년도 하반기 레지던트 상급년차 '소아청소년과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수련기관에서 지원자가 전무했다.
하반기 레지던트 상급년차 모집에는 44개 수련기관 소아청소년과 278명을 모집했다.
본지는 이중 조사에 응한 40곳의 지원 현황을 집계했다.
조사에 따르면 수련기관 중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부산성모병원만 각각 2년차 1명씩 모집하는데 그쳤다.
빅5 병원, 전반기 이어 하반기도 '울상'
이번 모집에서는 전공의 선호도가 높은 빅5 병원도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번 레지던트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가 크게 미달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이번 모집에서 가장 많은 정원인 23명을 구했으나 지원자는 전무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올해 전반기 상급년차 모집에서도 25명을 모집했으나 1명을 충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19명 모집에 나선 세브란스병원도 마찬가지다. 세브란스병원은 전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원자 단 한명을 받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각각 6명과 3명씩 구했으나 창구는 썰렁했다. 서울대병원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진행하지 않았다.
이 밖에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인제대상계백병원, 아주대병원 등 10명 이상 충원에 나섰던 수련기관도 지원자를 받지 못했다.
지방 소재 수련병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방에서는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부산성모병원이 각각 2년차 레지던트 1명씩 구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조차 정원에는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은 각각 9명과 4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없었다. 전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도 각각 8명씩 구했으나 지원자는 0명이었다.
수련기관들은 매년 되풀이 되는 지원자 기근현상을 학습한 분위기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애초 기대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상급년차 전공의 충원율은 늘 저조한 편이라 익숙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더욱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