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2026학년도 국립의대 신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최근 정부에 첫 입학정원으로 200명을 건의했다.
그러나 의대 설립 추진 방식을 두고 전남지역 내 갈등, 특히 동부권 반발이 확산하며 33년만의 숙원사업 해소 목전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일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공문을 보내 2026학년도 신설 국립의대 정원으로 200명을 배정해줄 것을 건의했다"고 5일 밝혔다.
전남도는 공문 제출 경위와 관련, "정부가 금년 3월 민생토론회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남도 국립의대 신설 추진'을 발표하고, 전남도가 지역 의견 수렴을 통해 대학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의대 신설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선정하는 용역을 추진하겠다"며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이를 위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용역은 대학 설립 방식 결정과 대학 평가기준 마련, 최종 평가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약 4~5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9~10월경 추천 대학 선정결과를 공식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또 이달 말 결정되는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 계획에 신설 의대 정원 200명도 반영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순천시, 공모 방식 반발…전남도지사 "기다리는데 한계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의대 유치전을 벌인 목포와 순천은 지난 3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 의대신설 언급 직후부터 곧바로 재경쟁에 돌입했다.
직전까지 통합의대 추진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모습은 오간 데 없어졌다.
특히 전남도가 지난달 2일 국립의대를 설치할 대학을 공모 방식으로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목포는 전남도의 설득 끝에 공모 방식에 참여키로 했으나, 순천은 단독 유치를 주장하며 전남도 추진 방식에 지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난 2일 "의대 유치는 정치 논란보다 의료논리와 원칙으로 해결해야 한다. 동부권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이 가장 높고,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도 2개 뿐으로 상급종합병원 이송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린다"고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피력했다.
이어 "인구도 많고 산업기반도 이곳에 다 있지만 대학병원급 3차 병원이 없어 도민의 생명권이 담보되지 않는 불이익을 입고 있는 게 동부지역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남도에 대해 "공동의대에서 통합의대, 다시 단일의대 공모로 급선회하며 스스로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렸고, 권한 없는 행정으로 동·서부를 양쪽으로 찢어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순천 지역 주민단체협의회, 청년회의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도 지난 2일 동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일 의대 공모는 도의 월권이자 객관성,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모 방식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전남도 동부본부는 호소문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용역은 추진될 것"이라며 "지금은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도록 온 도민과 관련 기관·단체에서 힘을 모을 때"라고 화합을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모에 응하도록 설명하고 설득도 하겠지만 공모에 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공모 방식 강행 뜻을 내비쳐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