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진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 ‘원격진료’를 위한 조치는 절대 아니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막을 수 있으며 의사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환자 치료에 임할 수 있게 된다. 환자 편의성과 유효성에 주안점을 둔만큼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서비스 실증특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보건복지부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사진]은 15일 오후 서울역 인근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환자-의사 간 데이터 전송 허용'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임 국장은 “규제샌드박스는 환자가 안심하고 1, 2차 병원으로 이동,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의료기관이 충분한 환자 정보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대형병원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큰 상황에서 심장환자를 대상으로 해당 기기를 이용, 대형병원에서 관리 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면서 가까운 협력병원에서 편리하게 진료받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기관과 의사는 환자들에게 더 좋은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역할이고 의무라고 판단, 의사의 정확하고 많은 정보 확인을 위해 상시 정보 모니터링을 가능토록 했다는 설명이다.
임인택 국장은 “빠른 발전으로 과거 불편했던 형태의 기기들이 바뀌거나 사라지고 있다. 기기 검증 및 활용을 원격의료 신호탄이라고 하기에는 이 사업의 목적과 확연히 다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격진료가 되려면 전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소견을 이야기하고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사업에선 이를 허용치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데이터를 일주일에 수 차례 확인 후 의사는 환자에게 단순히 전원 또는 병원 방문만을 안내하게 된다. 특히 유권해석 및 의료법 해석을 받은 결과에서 환자가 웨어러블 기기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국장은 “의료전달체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배제되는 사업은 복지부로서도 바라지 않는다. 기술발전을 진료에 있어 효과를 높이는데 활용하되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의 원격진료 찬성 발언에 대해선 대타협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선 “방향성은 같다”고 밝혔다. 의료계, 시민단체 등과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경제부처는 어느 정권에서나 원격진료를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복지부는 다른 입장이 있다. 현재로서 원격진료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해를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계속 얘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형 심전도 장치 해명···"대면진료 효율성 제고 조치"
“의학적 소견 배제하고 전원 또는 병원 방문만 안내”
국회·의료계·시민단체 "입증되지 않은 기기로 환자 임상시험" 반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4일 올해 첫 ICT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를 조건부 실증특례 한다고 발표했다.
휴이노와 고대안암병원이 신청한 심장 관리서비스는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에서 측정한 환자 상태를 전송받은 의사가 환자에게 내원 또는 1차와 2차 의료기관 전원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해당 의료기기는 식약처로부터 오는 3월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고대안암병원 의료진은 약 2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제한된 범위에서 시행된다.
즉각 국회, 의료계, 보건시민단체 등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심장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 안전성과 정확성, 효용성 등 어느 하나 입증되지 않은 기기를 바로 사용하는 조치는 철회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일부에선 “원격진료 신호탄이다. 활성화에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진단과 처방이 없어 원격진료가 아니라고 하나, 전송된 심전도 데이터를 의사가 의학적 판단 없이 어떻게 전원 등을 결정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은 원격진료의 한 변경이고, 이는 현행 의료법 위반”이라며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복지부는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