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증막 더위에 개최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자 의료계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대회 중단 요구는 물론 의료 지원에도 합류했다.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청소년 야영 축제로, 이번 제25차 대회는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12일까지 열린다. 전 세계 158개국 지도가 4만3000여명이 참가 중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세계 청소년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잼버리대회 즉각 중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잼버리는 세계 청소년들이 기대하고, 참여하고 싶어하는 행사"라며 "그러나 최고 온도 섭씨 36도에 달하는 기온과 습도 50%가 넘으면 사람들이 견디기 힘들며, 갯벌을 매립해 만든 야영지의 집중 오후 직후 상태는 꿈을 펼치기에 부적합한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5만여명에 달하는 세계에서 온 청소년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온열질환은 뜨겁고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오심, 구토, 어지러움 등의 증상뿐 아니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의학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2일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08명이 온열질환자라고 밝혔다. 폭염 속 생존체험에 가까운 대회가 지속된다면 추가 환자가 나올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병원을 방문해 의료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국방부는 군의관와 간호장교 등 40여명의 의료인력을 긴급 투입했다.
의료계 역시 의료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북의사회는 당초 기간 조율이 안돼 잼버리 조직위원회 의료봉사 지원을 거절한 바 있었지만, 현재 의료봉사 의사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전북도청은 12일까지 매일 근무할 수 있는 의사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조건에 부합하는 의료봉사 가능 의사를 찾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북의사회 관계자는 "잼버리 행사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지원을 하고 있어, 전북의사회는 추가적 지원을 위해 의사 인력이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