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교수들이 22일 "정부는 과학적 근거 없는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며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즉각적인 자발적 리콜(시정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균관의대 비대위는 의대 기초의학교실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로 구성됐다.
교수들은 먼저 최근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자율모집 결정에 대해 "2000명 의대 증원이 정부와 총장들 임기응변으로 급조된 비과학적, 비합리적 정책이었음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치적으로 결정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강압적 의료정책은 결국 '의료농단', '의대입시농단'이라 불려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의료개혁은 한쪽의 일방적 주장이 아닌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친 후에 수립되고 추진돼야 한다"며 올바른 정책 추진 방안으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지난 21일 발표한 대정부 호소문을 갈음했다.
KAMC는 당시 호소문에서 2025학년도 입학정원 동결과 더불어 2026학년도 이후 입학정원의 과학적 산출과 향후 의료인력 수급을 결정할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의료계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2025학년도 입학 모집요강 확정 마감 시한이 곧 도래한다"며 "촉박한 일정상 모집 요강 확정이 불가능한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은 당연히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의대 증원이 아닌 필수의료 분야 기피현상, 의사들 법적책임 부담,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 등의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2개월간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약 5000억원을 웃도는 천문학적 비용을 썼다"며 "진즉에 국민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에 투입했다면 사회적 대혼란을 피하면서 국민건강 수호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가 현명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의대 증원 정책을 즉시 중지하고, 의정협의체를 구성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