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반발 크지만 공단도 특사경법 의지 '완강'
"특사경법, 의사 기본권 침해" vs "사무장병원, 건보재정 편취 심각"
2022.12.06 12:03 댓글쓰기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을 둘러싼 의료계와 공단 간 대치가 여전히 팽팽하다.


공단은 최근 연도별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 및 징수 현황을 발표하며 "지난 2009년부터 2022년 10월 말까지 총 13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과잉진료와 부당청구로 환수해야 하는 요양급여가 3조173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간 적발된 불법개설기관은 1670곳이며, 특히 요양병원이 1조734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에 따르면 실제로 환수한 금액은 6.79%밖에 되지 않는다. 금액으로 보면 2154억에 불과하다.


이에 공단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불법개설이 의심되는 요양기관에 대한 행정조사를 확대하는 등 단속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사경 관련법 국회 통과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공단 측은 "사무장병원 등은 국민이 낸 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하고 있어 보험재정 누수가 심각하다. 불법 개설기관 문제는 신속히 조치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특사경법은 수년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공단 입장에서는 숙원 과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료계 반대는 여전히 강경하다.


최근 의료정책연구소 임지연 연구원은 대한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서 “특사경법이 부당청구 단속 강화를 위해서인지 의료기관에 대한 공단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특사경법이 시행되면 의료인에 대해 영장 없는 체포와 압수수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임 연구원은 "특사경법 작동으로 예상한 만큼 부당이득을 환수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며, 공단 내에 별도 수사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에도 상충한다"라고 비판했다.


강제적인 수사권보다는 사무장병원 설립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민간 차원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임 연구원은 “공단이 현지확인 과정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 의사가 자살까지 몰리는 사건을 우리는 경험했다”면서 “특사경법으로 인해 공단 불법 형태는 더 고도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민간 공조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의료법인 설립과 운영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의료인단체 지부를 통한 사전감시 제도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장병원 부당청구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특사경법을 둔 갈등의 골은 계속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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