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법 부작용 풍선효과…필수의료 전임의 '이탈'
강민구 대전협 회장 "장기적으로 근로기준법 개정, 의료인 주 52시간제 도입 필요"
2023.04.18 06:10 댓글쓰기



“과반수 전공의가 전공의법이 규정한 최소기준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공의가 과로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사진]은 17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정춘숙, 신현영 의원 등이 주최한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전공의 근무 실태를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민구 회장은 "전공의 과로방지법은 단순한 전공의 처우개선 문제 뿐 아니라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시간도 못자고 근무하는 전공의 있으며, 스트레스 인지율은 일반인 대비 2배 이상"


지난해 전공의 근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10명 중 7명은 환자 안전사고와 연관될 수 있는 사고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16.9%였다.


또한 응답 전공의 중 66.8%가 "주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턴 84.4%, 레지던트 1년차 약 70.2%가 주당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2020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4시간 초과 연속 당직근무 시 전공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4.0시간에 불과했다. 


강민구 회장은 "평균 수면 4시간은 0시간을 자고 근무하는 전공의도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전공의는 스트레스 인지율도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자살생각 비율 또한 17.4%로 평균(12.7%)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법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 80시간 이내로 제한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4주 평균 주 80시간 초과 근무를 했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52.0%, 주 80시간 초과로 근무한 인턴은 75.4%로 나타났으며 1년차 전공의의 4주 평균 근무시간 중위값은 90시간이었다.


강민구 회장은 "과반수의 전공의가 전공의법이 규정한 최소 기준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근무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전공의가 과로사 위험에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펠로우(임상강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석문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젊은의사협의체 보건정책위원회 위원)는 이날 간담회에서 임상강사 근무환경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업무는 상급연차 전공의, 임상강사, 교수 등에게 분담돼 현재 상당수가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며 "특히 전임의 업무부담은 교수에 비해 더 높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과는 전임의 과정이 필수화된 점을 고려하면 전임의 업무가중은 필수의료분야 인력 이탈 현상과도 관련 있다”면서 "노동강도를 규제하지 않으면 전공의들에게 발생한 비극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36시간 연속근무→24시간 개편 시급…주 80시간 근무는 단계적 감축”


강민구 회장은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 및 주80시간 근무의 단계적 감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전공의 24시간 초과 근무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는 방향과 전면 폐지하는 방향을 내부적으로 논의해 봤는데 환자 안전을 생각했을 때 24시간 초과 근무는 장기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중론이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36시간 연속 근무 폐지가 가장 시급한 안건이라면 주80시간 근무제는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부터 최대 주60시간 등 근무시간 단축을 시범사업을 통해 시행해 보고 장기적으로 근로기분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 주 52시간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휴게시간 관련 불법 관행 근절 필요 ▲시급 1만원 수준 인상 및 포괄임금제 폐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 근무 시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현영 의원은 최근 '전공의에게 연속적으로 36시간을 초과해 수련케 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24시간으로 단축하는 전공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강 회장은 “전공의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현장 적용까지 유예기간 필요할 것”이라며 “이 기간 병원들은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등을 통해 적절한 수련을 위한 교육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결국 모든 문제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 의료이용 억제 방안 마련 및 외래진료를 축소해 대학교수가 외래 아닌 입원 진료를 담당토록 상급종합병원 수가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상이 과도히 확대되고 있다”며 “지역별 병상총량제 도입, 대학병원 분원 설립 시 중앙 정부에서 별도 심사 후 허가여부 판단 등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전공의 연속근무 개선 필요성 공감, 인력 수급 등 다양한 사전 준비작업 필요”


보건복지부 또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공의 연속근무시간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기욱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환자 안전 확보 측면에서도 전공의 연속 근무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는 수련생과 근로자라는 이중적 지위 갖고 있기 때문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부족해지는 병원 인력 수급 등 다양한 사전 준비 작업이 충분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평위와 전공의수련정책협의체 등 다양한 회의체를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수련과정도 내실화할 수 있도록 논의할 예정”이라며 “한두가지 원인이 아닌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토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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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연하지요 04.18 12:07
    대폭 늘려야죠.. 얼마나 늘릴까요? 1000명 10000명?



    음 10년 이상 걸릴텐데.. 당장 내년부터 정원늘리고 52시간 합시다..
  • 의료인파이팅 04.18 09:09
    주 52시간 적극 찬성...그러면 의사배출인원을 대폭 늘려야 하는것도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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