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發) '레지던트 4년차 복귀설'이 무색하게 사직 전공의 대상 레지던트 상급년차(2~4년차) 모집이 매우 저조한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급히 접수 마감날을 오늘(19일까지) 급히 이틀 연장했지만 이 기간 큰 분위기 반전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데일리메디가 당초 마감 시한인 지난 17일 오후 5시 기준 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상급년차 모집 상황을 파악한 결과, 대다수 수련병원에 지원자가 없거나 일부 지원한 사람이 있어도 한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건양대병원, 계요병원, 광명성애병원, 동수원병원, 안양샘병원 등은 "상급년차 지원자가 없다"고 밝혔다.
지원자가 있었던 수련병원도 경북대병원과 인제대상계백병원이 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양대병원 3명, 강동경희대병원‧동국대일산병원‧부산대병원 2명, 노원을지대병원‧동아대병원‧제주대병원 1명 등 모두 극소수에 그쳤다.
지난해 사직한 레지던트 상급년차가 총 654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참담한 지원율이다.
지난 7~8월 진행된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모두 포함해 지원자가 125명에 그쳤는데 이번 모집 결과 역시 그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 전공의 모집 때와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며 "접수 관련 문의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수련 특례 효과,사실상 전무…정부 빗나간 '희망고문'
의료계에서는 이미 사직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의정갈등이 1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전공의들이 최우선으로 요구했던 '2000명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을 비롯해 7대 요구안을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이번 모집에서 복귀하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및 입영 특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류에 큰 변화는 없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부의 특례 적용에 대해 "정부가 전공의 7대 요구안을 수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길만 열어주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지난 가을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복귀 전공의 숫자는 많이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상반된 예상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4년차 복귀 의향이 있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복지부가 어떻게 전공의 복귀 의사 여부를 파악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파악한 것과 정반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 없이 후속 조치에 불과한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 방침을 발표했다"며 "대단한 특혜를 제공하는 듯 말하지만 주제에 벗어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7일 극도로 낮은 지원율에 당황한 듯 다급히 오후 늦게서야 각 수련병원에 모집 마감을 공지하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었다.
비수도권 수련병원 관계자는 "모집 마감하기 직전에 19일로 연장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접수는 계속 받지만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희망고문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