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수퍼 주총데이···'CEO 재선임' 대세
이번달 16일·23일 대거 몰려, '변화보다는 안정' 선호
2018.03.15 05:31 댓글쓰기

3월 16일과 23일은 제약업계의 '수퍼 주총데이'다. 수퍼 주총데이는 특정일에 정기 주총이 몰리는 것을 두고 부르는 말이다.

올해 주총에서 주요 상장 제약사들은 임기 만료 전문경영인 및 오너가(家) 경영인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변화보단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대웅제약의 수장은 12년 만에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40여곳이 넘는 제약사가 오는 16일과 23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매출 기준 국내 빅(big) 5 제약사인 유한양행, 광동제약, 한미약품, 종근당의 정기 주총은 16일이다.

같은 날 코오롱생명과학, 대원제약, 삼진제약, 삼일제약 등도 주총을 실시한다. 23일에는 대웅제약, 일동제약, 제일약품, 동국제약, 동화약품, 셀트리온 등의 주총이 열린다. 그밖에 상위 제약사 중 녹십자는 21일, JW중외제약과 한독은 22일, 동아에스티는 27일에 열린다.  

상위 제약사 유한·광동·종근당 CEO '유임' 대웅 '교체' 유력

2년 연속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킨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을 재선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은 2014년 제약업계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까지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3월 대표이사를 맡은 이정희 사장은 취임 후 유한양행을 '신약 개발회사'로 만들며,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으로 선임되며, 대외적인 신망도 높아 유임에 힘이 실렸다.

광동제약의 모과균 사장도 재선임이 유력하다. 모 사장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다. 2013년 부사장 재직 당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그는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이 2013년 7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장남인 최성원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된 후 발탁된 인사였다.

종근당의 김영주 사장도 연임 열차에 합류할 전망이다. 다른 회사 CEO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김영주 사장은 영업마케팅 변화를 주도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5년 그가 대표로 선임된 후 종근당은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R&D 투자 확대를 통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마련해 연내 14% 성장을 달성,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반면, 상위권 제약사 중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대웅제약이다. 2006년부터 12년간 대웅제약을 이끌어온 이종욱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대웅제약의 고문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빈 자리는 대웅제약 지주사인 대웅 대표이사를 맡아오던 윤재춘 대표와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이어받는다.

대웅제약이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선택한 것은 국내외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대웅제약의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머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위사의 경우 CEO 재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그러나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1조원 돌파 전망 공시까지 낸 만큼 대표 교체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국제·한독·코오롱생명과학 등 중견제약사 '안정' 선택
 
일동제약의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 이정치  회장의 재선임도 유력하다. 이 회장은 2003년 이래 올해로 16년째 CEO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이 주총에서 6연임에 성공하면,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과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과 함께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재 만 76세인 그가 사실상 80세까지 조타수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제약업계 산역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정치 회장은 1967년 일동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해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03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10년이 넘도록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과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기에 유임이 유력하다.
 

국제약품의 안재만 대표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 평사원 출신인 안 대표는 오너 3세인 남태훈 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이루며 보폭을 잘 맞춰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독 김철준 대표도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의사출신 첫 전문경영인 탄생을 알린 바 있는 김 사장은 임기 내 한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감한 R&D 투자, 신사업 진출 등에 도전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도 무릎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 개발 및 성공 공로가 인정되고, 사업 안정화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우석 대표는 산업자원부 이사관을 거쳐 현재는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제약, 티슈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밖에 유임이 유력한 인사는 △경보제약 강태원 사장 △녹십자엠에스 김영필 부사장 △대한약품 이동일 사장 △서울제약 김정호 사장 △신일제약 정미근 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김만훈 사장 △알보젠코리아 장영희 사장 △유유제약 최인석 사장 △CMG제약 이주형 대표이사 등이다.

GC녹십자·한미·JW중외 등 오너 경영인도 '연임' 무게 

오너 3세인 GC녹십자 허은철 사장은 재선임될 예정이다.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손자인 허은철 사장은 재임 기간인 2016년, 2017년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회사를 '1조 클럽' 반열에 올렸다. 

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도 사내이사 연임이 유력하다. 9년간 부친에게 경영 수업을 받은 임 사장은 중책인 '미래 신사업 개발'을 총괄하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언스 대표도 맡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이번 주총에서 이경하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회장은 JW중외제약 창업주인 고(故)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JW중외그룹은 지난해 12월 이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JW중외제약 한성권 대표이사 사장을 JW홀딩스 사장으로, 전재광 JW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JW중외제약 부사장으로 발령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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