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가이드라인 기반 피크레이, '급여' 재도전
PIK3CA 유전자 변이 치료제 '첫 허가'…김성배 교수 "정책 지원 시급"
2023.04.27 17:26 댓글쓰기

급여권 진입에 재도전하는 표적항암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에 대한 의료 현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국내 허가를 받은 피크레이는 지난해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PIK3CA 유전자 변이가 내분비요법에 대한 내성뿐만 아니라 환자 생존기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장에선 환자 특성에 맞춘 치료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피크레이를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꼽고 있다.


피크레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PIK3CA 변이를 타깃하는 최초로 허가받은 치료제다.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된다.


PIK3CA 변이가 나타난 환자들이 유전자 변이에 맞는 치료를 받아 삶의 질과 장기 생존 희망이 되는 신약이다. 하지만 급여 등재되지 못해 그동안 환자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PIK3CA 유전자 돌연변이는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약 4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게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다. 환자 일생 동안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변이가 없는 환자 대비 사망 위험이 약 44%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유방암 치료 전략 수립 시 PIK3CA 유전자 변이 여부가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피크레이는 임상연구를 통해 PIK3CA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및 종양크기 감소 등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진료 가이드라인 및 진료현장에서 치료 전략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피크레이 3상 임상연구인 SOLAR-1 결과에서는 PIK3CA 유전자 변이 양성 폐경 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피크레이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0개월(95% CI, 7.5 - 14.5)이었다.


대조군인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 mPFS: 5.7개월(95% CI, 3.7 - 7.4)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약 2배 연장시켰다(HR=0.65, 95% CI: 0.50-0.85; p<0.001).9


전체 종양 크기가 최소 30% 감소한 환자 비율을 나타내는 전체 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도 피크레이 병용요법군(35.7%)이 대조군(16.2%)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유럽종양학회 등 “피크레이,  PIK3CA 변이 주요 치료옵션” 권고 


실제 피크레이가 등장하면서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PI3CA 유전자 변이를 유방암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PIK3CA 변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유전자(Level 1A)로 규정했다. 미국종양내과학회는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피크레이와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을 카테고리1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도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피크레이와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을 CDK4/6 억제제+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2차 치료 옵션으로 피크레이+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환자들에게 자신의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환자들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현장에선 이 같은 임상적 유용성과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에 맞는 시급한 급여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성배 교수는 “PIK3CA 유전자 변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4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유전자 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HR+/HER2-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PIK3CA 유전자 변이 환자 비율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PIK3CA 유전자 변이는 내분비요법에 대한 내성뿐만 아니라 환자 생존기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환자 특성에 맞춘 치료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피크레이는 매우 중요한 치료 옵션이다.


하지만 국내 환자들은 PIK3CA 유전자 변이가 동반됐더라도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쉽사리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환자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배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유방암 환자 중 PIK3CA 유전자 변이를 확인 후 실제 피크레이를 처방 받아 사용하던 중 경제적인 부담감에 치료를 중단하려는 분도 계신다. 많은 환자들은 해당 변이를 확인하고도 치료에 접근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효과적인 신약이 계속 나오고 있고, 장기적인 의료비 감소 효과가 있지만 국가 재원은 한정됐다”면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유방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보다 혁신적인 정책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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