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 0.5% 인상을 결정하는 일명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또한 빅스텝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절반 이상 기업이 전체 시장 대비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기 상황에 대한 취약점을 드러냈다.
8일 본지가 국내 매출 상위 50개 제약사와 셀트리온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주요 바이오기업을 포함해 총 58개 기업의 지난 6일 주가를 분석한 결과, 58곳 중 약 87.9%인 51개 회사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하락은 미국 국립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0.25~0.5%에서 0.75~1.0%로 한 번에 0.5%p 올리는 가파른 금리 인상(빅스텝)을 단행한 까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고 자금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물가 폭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연준은 2차례 추가 빅스텝 진행을 예고한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른 회견에서 “향후 2회 정도 0.5% 인상을 추가 단행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연준 내에 퍼져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금리 인상은 전 세계 주식시장에 커다란 여파를 남겼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준 발표 직후 거래일인 6일 코스피 지수는 2644.51로 하루 만에 1.23%(33.06) 감소했고, 코스닥 지수 또한 884.22로 이날 1.76%(15.84) 내려앉았다.
문제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전체 코스피‧코스닥 시장 대비 더 큰 악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코스피 소속 제약‧바이오기업 38곳 중 이날 코스피 전체 낙폭인 1.23%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기업은 28개로, 주요 코스피 제약‧바이오기업 중 약 3분의 2가 이날 전체 코스피 시장보다 더 큰 피해를 봤다.
코스닥 기업 20곳 중에서 코스닥 전체 낙폭인 1.76%보다 더 크게 주가가 내려간 기업은 12곳이었다. 코스닥 소속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이번 빅스텝 파도에 휩쓸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58개 기업 중 가장 낙폭이 컸던 회사는 휴젤이었다. 휴젤 코스닥 주가는 이날 11만81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27%(7900원)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헀다.
휴젤의 경우 악재가 겹쳤다. 최근 메디톡스는 휴젤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걸었다. 메디톡스 또한 소송 여파로 4.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백신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이날 코스피 주가가 5.02% 하락한 12만3000원으로 마감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스피 주가 또한 이날 2.58% 감소한 79만4000원에 장 마감했다.
코스피 소속 제약사 중에서는 GC녹십자(4.24%)와 휴온스(3.54%), JW중외제약(2.97%), 유나이티드제약(2.89%), 일동제약(2.67%), 국제약품(2.54%), 한미(2.53%) 등의 하락폭이 컸다.
코스닥 제약사 중에서는 삼천당제약(4.83%)과 대한뉴팜(4.80%), 에스티팜(4.34%), 동국제약(2.96%) 등이 큰 낙폭으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빅스텝 여파 속에서도 선방한 기업들도 있었다. 유유제약의 경우 코스피에서 2.43% 상승한 7580원을 기록해 58개 기업 중 이날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코스피에서는 하나제약(1.01%)과 한독(0.45%), 셀트리온(0.30%), 삼진제약(0.20%)이, 코스닥에서는 바이넥스(0.33%)가 이날 상승세로 장을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은 이날 주가 변동 없이 거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