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지시로 사망 진단 간호사…2심‧대법원 '위법'
1심 '적법' 판결 뒤집혀, "의사가 직접 환자 대면 후 수행하는 의료행위"
2022.12.29 19:35 댓글쓰기



호스피스의료기관에서 의사 지시 아래 환자 사망을 확인하고 사망진단서를 발급한 간호사에 대해 의료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망 진단은 의사가 환자 사망 당시나 사후에라도 현장에 입회, 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수행해야 하는 의료행위로 간호사는 의사 지도 및 감독이 있더라도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의료면허 이외 의료행위로 기소된 간호사와 의료법 위반 교사죄로 기소된 의사에 대해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의사 A씨는 호스피스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있다. A씨는 2014년 1월 1일부터 2015년 5월 20일까지 외래진료나 퇴근으로 본인이 부재중일 때 환자가 사망하면 간호사들에게 환자 사망여부를 확인하고 본인 명의로 사망진단서를 작성해 유족에게 발급토록 했다.


간호사들은 환자 진료일지에 미리 기재된 사망원인을 보고 A씨 명의로 사망진단서를 대리 작성해서 발급했다.


이에 A씨는 의료면허 이외 의료행위를 교사한 혐의로, 간호사들은 의료면허 이외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무죄 판단을 내렸다. 


검안 및 사망원인 등의 확인행위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는 의료행위가 맞지만 이 사례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생명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행위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간호사들에게 허용된 의료면허 이외 의료행위다. 하지만 위 사건은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수단 및 생각 등 제반 사정에 비춰 보면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진단, 고도의 전문적 지식 및 경험 필요…의사 필수 입회 필요”


하지만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검안 및 사망 진단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해 사회통념상 허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적법한 절차를 지켜 환자를 검안하고 검안서를 발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원활한 장례절차 등을 위해 간호사에게 사망진단을 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망을 확인하고 사망진단서 등을 발급하게 하여 일반 공중위생에 위해(危害)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밝히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간호사들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 판단과 같았다.


대법원은 “환자 사망 진단 전에 이뤄지는 사망징후 관찰은 간호사 업무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사망 진단은 의사가 환자 사망 당시나 사후에라도 현장에 입회해서 대면하고 수행해야 하는 의료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사망 진단은 사람의 생명 자체와 연결된 중요한 의학적 행위로 그 수행에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며 “간호사가 의사에게 전화를 받았다 하더라도 의사가 입회하지 않고 간호사가 사체를 검안하는 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못박았다.


이어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들이 위 행위가 법령상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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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의 12.30 08:12
    진단서는 의사 면허자의 고유권한이고 특히 사망진단서는 법적으로 중요한 문서입니다. 의사 외에는 발급할 수 없는 것이지요. 환자도 보지 않고 사망진단서 발급한 의사, 정말 한심합니다. 처벌받아야지요.
  • 원적산 12.30 07:51
    이런 멍청한 자가 의사망신 다 시키고 있네. 의사를 그만 두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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