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보톨리눔 톡신 균주 도용 관련 소송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보강됐기 때문이다.
5일 대웅제약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지정 감정인들이 대웅제약의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에 대한 포자감정을 실시한 결과 포자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대웅제약으로부터 나보타 균주 정보 및 서류를 제공받은 뒤 포자감정 시험, 염기서열 분석 등을 진행했다. 대웅제약의 생산시설에서 사용 중인 균주를 임의로 선정, 실험한 것이다.
포자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은 사전에 합의된 온도 조건별 열처리와 혐기성 및 호기성 환경 조건으로 배양한 후 현미경으로 포자형성 여부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조건은 실제 보툴리눔 독소 의약품 제조공정의 배양 조건과는 다른 조건으로 설정, 대웅 측에선 다소 불리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감정 결과, 국내 민사소송과 마찬가지로 대웅제약 균주가 선명한 포자를 형성한 것이 관찰됏다. 포자가 형성됐다는 것은 두 회사 균주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디톡스는 자사 보톨리눔 톡신 제조에 사용되는 'Hall A Hyper' 균주가 어떤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다는 특성을 지속 주장해왔지만, 이를 뒤엎는 감정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민사소송에 이어 미국에서 진행 중인 ITC 소송에서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을 재확인함에 따라,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메디톡스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측은 "구체적인 내용은 소송 절차상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이번 감정결과가 향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하에 실시한 시험에서도 자사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균주는 서로 다름이 입증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