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실거래가제는 정부가 주는 리베이트?
제약사·시민단체 문제 제기, '소비자가 의약품 결정권 갖자'
2014.01.22 20:00 댓글쓰기

“결론이 없는게 결론이네.”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약품 시장형실거래가 제도 재시행,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끝난 직후 청중석에서 나온 목소리다.

 

제약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제도를 만든 이들이 매듭을 잘 풀어야 하지 않겠나. 1년 더 유예됐다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8인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내달 재시행되는 시장형실거래가 제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듣고자 마련됐다.

 

토론은 시장형실거래가의 핵심인 ‘저가구매 인센티브’에 초점이 맞춰졌다. 제약협회, 복지부, 이 제도의 기초가 된 연구를 시행한 보사연 연구위원 등이 각자의 입장을 피력하며 활발히 진행됐다.

 

시민단체와 제약업계는 의약품 저가마진으로 인한 이득이 국민이 아닌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것을 두고 “리베이트를 합법화하고, 약가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슈퍼갑(병원) 대 병(제약사)이라는 시장 왜곡현상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의료기관과 제약사가 갑을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힘의 균형이 맞지 않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약가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의약품 결정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까지 제시됐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봇물 터지듯 나왔다. 저가구매 인센티브를 없애고 실거래가 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되 포상금제도를 강화하자는 대안도 있었다.

 

오제세 위원장 "복지부가 해답 못찾아"

 

복지위 오제세 위원장은 “어떤 가격(약값)이 정확한 가격인지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결국 정부(복지부)나 연구기관(보사연)이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일해서 약을 개발한 제약사나 약을 사먹는 환자가 아닌, 아무 이해관계 없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제약사와 국민들이 일한 대가를 결국 병원에 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피력했다.

 

오 위원장은 “문제는 있는데 해답이 없다. 해답은 계속 찾아야겠지만 오늘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정답이 아니며 시장형실거래가 제도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정답이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는 분명 틀린 제도다.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맹호영 과장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보험약가 제도는 천사같은 제도가 돼야 하는데, 부정적인 시각만 싹트고 있다. 아직 국민의 이해가 부족하고 제약회사 사회공헌이 부족하지 않았나 자성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형실거래가 제도가 ‘리베이트’라고 인식돼 있는데 전체적인 건보재정에 효과가 있는 제도다. 다만, 기존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협의체에서 활발한 논의를 거치고 있다. 의료기관의 공개입찰과 이에 따른 혜택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찬성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를 설계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 유근춘 위원은 “의료기관이 약가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면 공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분을 인센티브로 주자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리베이트 일부가 아니며 이 제도는 쓸모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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