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한국도 항체치료제 약세···오미크론 대응 취약
美, 리제네론·릴리 제품 승인 취소···韓 방역당국 '렉키로나주 사용 중단'
2022.02.24 15:34 댓글쓰기
사진제공=셀트리온[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미국에 이어 국내서도 사용 중단, 치료제 시장 경쟁에서 점차 밀리는 양상이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월 18일부터 렉키로나주 신규 공급이 중단됐다”며 “오는 28일까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확진자에 한해 잔여 물량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방대본의 이날 발표는 사실상 렉키로나 사용 중단과 같다는 반응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변이에 대한 약점이 드러난 항체치료제 필요성이 감소한 이유다.
 
방대본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인비트로(in vitro·시험관 환경) 약리 시험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활성을 보일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됐다. 델타 변이를 비롯한 기존 변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미약하다는 뜻이다.
 
렉키로나 사용의 한계도 지적됐다. 이날 방대본은 "렉키로나가 허가된 2021년 2월 이후부터 금년 2월 17일까지 약 1년간 4만9052명이 투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준 지난 1년간 확진자가 약 241만8000명이 쏟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여된 환자가 결코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2%만 렉키로나 투여를 받은 셈이다.
 
방대본은 항체치료제 대신 경구치료제 투여 환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화이자 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을 지난달 14일 65세 이상, 면역저하자로 규정했지만, 현재는 60세 이상, 요양병원 및 감염병전담병원 입원 환자, 4~50대 기저질환자까지 확대됐다. 
 
팍스로비드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방대본이 진행한 팍스로비드 투여자 설문조사 결과 조사 참여자 301명 중 271명(81.1%)이 투약 후 호흡기 증상 및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호전됐다고 답했다.
 
이 같은 항체치료제 약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월 24일(현지시간)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EUA)를 취소했다.
 
당시 FDA는 EUA 취소 이유에 대해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나타날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입증되면 재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FDA는 23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비어바이오텍의 항체치료제도 용도를 제한한다고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항체치료제 한계는 예견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가 그동안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하지만 현장의 반응이란 것이 있다. 항체치료제 한계는 투여 숫자가 보여주고 있다. 항체치료제 효과가 정말 뛰어났다면 현장에서 더 많은 숫자가 투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체치료제는 변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델타 때도 그랬지만 오미크론 때는 더더욱 그렇다. 항체치료제 플랫폼상 어쩔 수 없다”며 “특히 지금은 재택치료와 경구치료제 도입으로 주사 투여해야 하는 항체치료제는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대응법이 경구치료제 중심으로 이동 중인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 측은 후속 개발로 권토중래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는 점은 아쉽지만, 다양한 변이에 대응 가능한 후속 제품 개발을 통해 항체치료제 장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당국 방침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흡입형 제제 개발 등 다양한 변이 대응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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