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1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초기 개발 단계에 있으나, 임상 단계에 진입한 개발도 4건으로 집계됐다.
1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2022 컨퍼런스'에서 김우연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인공지능 신약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범용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업체들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협업도 늘어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신약 개발을 위한 인공 지능 활용은 타깃 및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플랫폼이 집중돼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AI 신약개발기업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29개 AI 신약개발기업의 누적 투자금액은 6000억원에 이른다.
AI신약개발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1개 AI 신약개발기업의 총 파이프라인 수는 105건으로 파악됐다.
AI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2020년에 폭증하기 시작했다. 2018년까지 누적 4건에 불과한 파이프라인이 2019년 16건, 2020년 44건, 2021년 89건, 2022년 105건으로 확대됐다.
이 중 초기 전임상 이전 단계 개발은 81건, 전임상 단계 20건, 임상 단계는 4건이었다. 임상 단계에 이른 업체는 온코크로스, 바스젠바이오, 아리바이오, 카이팜 등이 있다.
일부 업체가 AI를 활용한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도 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보완,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 AI 신약개발은 아직 미성숙했다"며 "신약개발 단계별 성공사례를 축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AI 신약개발에 있어 부족한 점으로 ▲AI와 신약개발 두 전문영역을 이해하는 융합형 전문인력 부족 ▲협업 주체(AI-신약개발) 간 정보 갭 등으로 인한 낮은 협업 만족도 ▲공공데이터 사용절차 복잡, 기업데이터 미구축, 병원 데이터 접근 어려움 ▲AI 기술 발전 및 디지털 전환 속도와 AI 신약개발 효용성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AI 신약개발에는 산·학·연·병·정 협업과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면서 "AI 신약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