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연구 한미약품 vs 패치형 개발 대원제약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첫 상업화 촉각···패치제 임상 차별화 주목
2023.10.10 05:31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이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연구 중이던 제약사는 물론 신규 진출 제약사들도 비만 신약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가 우수한 효과가 입증되며 비만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된다. 일론머스크 등 유명인들도 쓴 것이 알려지면서 연일 화제다.


한국에선 삭센다 수요가 늘고 있지만, 위고비는 공급 부족 등으로 내년에도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제약사 입장에선 높은 가격은 물론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면서 이를 하나의 돌파구로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등은 포만감을 느끼게 만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국내 제약사들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 신약···첫 상업화 가능성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비만 신약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현재 임상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는 2형 당뇨 및 비만 치료제로 지난 2010년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기간만 13년으로 국내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는 비만 치료 신약으로는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비만 적응증을 추가로 지난 7월 3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했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을 수출하고,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진행하다가 2020년 돌연 사노피로부터 권리를 반환 받았다.


반환 당시 사노피는 당뇨 관련 사업을 축소하면서 해당 연구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노피 권리 반환으로 공동 분담금을 한미약품이 일시에 회계처리 하는 등 연구비가 급증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해당 약물 독자 연구를 진행하다가 다수 학회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감소는 물론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하고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약’ 개발을 천명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비만 관리’를 선정하고 ‘H.O.P(Hanmi Obesity Pipeline)’라는 이름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공식화했다. 


구체적으로 ‘경제적인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 치료제’로 개발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GLP-1 및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LA-GLP/GIP/GCG)’를 포함한 5종을 만들 계획이다.


비만 치료를 넘어 예방 및 감량 이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비만 영역에서 전주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들을 차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내후년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위고비 등에 맞춰 2025년 중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 신약이 출시 목표다. 국내사로는 가장 먼저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동일한 기전의 GLP-1로 당뇨 임상에서 체중감소 등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국내 대사 질환의 영업력도 보유해 상업화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자료 라파스 IR

붙이는 비만치료제 임상 대원제약···‘주사제→패치제’ 차별화


대원제약은 패치형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자체 신약 개발보다 위고비 등 특허 만료에 맞춰 피부에 붙이는 형식의 비만치료제 개발로 차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원제약(대표 백승열)과 마이크로니들 개발 회사 라파스는 현재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지난 8월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의 임상 1상 계획(IND)을 신청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산업부 핵심 기술 개발 사업 과제로, 당시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합성 세마글루티드 탑재 마이크로니들 패치 공동 특허를 등록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대원제약은 유전자 재조합 세마글루티드를 합성펩타이드로 전환, 신약에 준하는 원료의약품을 개발하고, 완제의약품 비임상 연구를 도맡아 임상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라파스는 대원제약이 개발한 완제의약품을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다시 개발하는 역할이다. 공동 개발 임상 1상은 대원제약이 주관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니들은 굵기가 300㎛(1㎛=100만분의 1m) 미만, 길이가 300~800㎛인 작은 미세바늘을 말한다. 바늘을 찔렸을 때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피부를 통해 유효성분을 전달할 수 있다.


현재 주로 패치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자가주사제는 환자 통증 유발, 2차 감염 가능성 등  부담이 크기 때문에 투여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하지만 ‘DW-1022’는 간편하게 붙이는 패치 형태 비만치료제로, 직접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특히 체내 전달률이 우수하기 때문에 효과 인정은 물론 부작용도 적다.


위고비는 미국 2032년, 유럽과 일본 2031년, 중국 2026년 특허가 만료된다. 대원제약으로서는 비만 시장 진입에 있어 바이오시밀러 등 차별화된 전략을 꾀할 수 있는 셈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만성질환의 경우 복약 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기존 주사제에 비해 인체흡수성과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킬 혁신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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