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등 마약성진통제 한국형 '처방 가이드라인'
대한통증학회, 美 CDC 지침 등 토대 마련…"외부 공개는 이사회서 결정"
2023.11.20 11:45 댓글쓰기

대한통증학회가 마약성진통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펜타닐 등 아편유사제(오피오이드, opioid) 오남용이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데 따른 전문가단체의 대응 행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지침 및 전세계 지침을 토대로 국내 의료현실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다만 의료진을 제외한 외부 공개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지침을 악용한 마약 불법 유통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의해서다. 


대한통증학회 이평복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18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마약성진통제 오남용 방지와 의학적 근거에 기초한 처방환경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통증학회는 마약성진통제 문제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지난 1년간 아편유사제 처방 증가 추세에 관한 경각심 전파와 부작용 및 위험사례 모니터링을 위한 자체팀을 운영했다.  


그 결과, 마약성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인 ‘대한통증학회 아편 유사제 처방지침 2023’을 완성해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초 '아편유사제 처방 TEN RULES' 지침 제정 


특히 '아편유사제 처방 TEN RULES'라는 지침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외래에서 의사들이 아편유사제를 처방할 때 실제적이고 즉각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발표했다. 


이평복 회장은 "의사들의 아편유사제 처방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부작용이나 위험사례를 체크해 의료진이 불필요한 처벌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환자들이 피할 수 있는 통증에 필요 이상으로 시달리는 피해를 입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책임을 느꼈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인 마약 혐의에 대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환자 치료행위로 처방되는 마약성진통제에 부정적 인식 확산이 우려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이평복 회장 “마약성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은 단순히 사회에서 마약을 퇴출하기 위함이 아니라 극심한 통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져 버리는 복합부위틍증증후군 환자들처럼 반드시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의 낙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고 밝혔다. 


TEN RULES 핵심은 '정확한 처방과 치료 목표 설정'


마약성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 핵심을 담은 TEN RULES를 압축하면 2가지로 요약된다. 정확한 진단 토대 처방과 치료 목표 설정이다. 


박준모 호스피스완화의료연구위원장(칠곡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아편유사제 TEN RULES에서 핵심은 2가지”라며 “정확한 상태 파악 후 처방과 치료 목표 설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비암성 급만성 통증환자에게 아편유사제 처방을 우선 고려하지 않고 자세한 병력 청취 및 꼼꼼한 이학적 검사와 다양한 평가 도구를 사용해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한 후 꼭 필요한 경우 처방을 고려토록 명시했다. 


치료 목표 설정의 경우 아편유사제 치료 시작 전(前) 환자 통증, 기능 및 삶의 질에 대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하면 아편유사제 중단을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중재적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박준모 위원장은 “통증학회는 오피오이드 문제를 앞으로도 좌시할 생각이 전혀 없기때문에 가이드라인 새버전이 나오면 자동으로 업데이트해서 의료진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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