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회장·부회장 직급을 신설한다. 회사 규모 확대에 따른 직급 신설로, 빅파마 도약을 위한 반등의 도화선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한양행은 지난 14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회장·부회장 직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오는 3월 15일 정기 주총에서 안건이 무리없이 통과된다면 회장과 부회장을 신규 선임할 전망이다.
변경 예고된 정관은 ‘이사회의 결의로서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다’로, 기존 사장·부사장 직위와 더불어 회장과 부회장 직위가 추가됐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오너 없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장, 부회장 직위를 없앴다. 회장으로 직위에 재직한 인물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 등의 최측근인 연만희 前 고문이 유일하다. 30여 년 만에 직위체계를 변경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관 변경 안에 대해 고위직 확대에 따른 체계 정비와 분위기 쇄신 등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되는 회장직에 누가 앉게 될지도 주목받고 있다.
내부 인사가 회장과 부회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외부 인사 영입 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한양행은 사장에 현(現) 대표이사인 조욱제 사장, 외부 영입 김열홍 총괄 연구개발(R&D)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 부사장은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등 6명이 임기 중이다.
유한양행은 전통 제약사 가운데 매출로 업계 1위 제약사지만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볼멘 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이번 직위 체계 변화가 반등의 단초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폐암신약 렉라자 미국 FDA 병용요법 허가 신청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수년 간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금년에 사상 첫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유한양행은 이번 회장 직 신설 외에도 정관 변경 안건 중 ‘의학 및 약학 연구 개발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R&D 투자를 비롯 신약 개발에 보다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