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변이 폐암 환자에게 폐암 신약 렉라자 선행 치료 후 수술을 시행하면 부분 관해(암의 진행 정도 감소) 병기 하향을 유도, 재발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이 폐세척액상생검을 이용한 혁신적 임상2상 연구 중간결과를 최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국제학술대회(KATRD 2024)에서 발표했다.
이번 임상2상은 폐암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폐세척액상생검을 통해 EGFR 유전자 변이 DNA를 찾아내고 3세대 표적항암제 렉라자를 9주간 선행 치료 및 암환자 병기(1~5기) 재평가를 시행, 이후 수술을 진행하는 연구다.
이후 병리학적 폐암 진단 및 EGFR 유전자형을 확인하고 최종 수술 병기가 2기 이상 혹은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는 3년간 렉라자 수술 후 보조요법을 시행하는 연구다.
우선 조직검사 없이 폐세척액상생검을 통한 폐암진단 정확성과 EGFR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민감도를 평가한다.
이어서 렉라자 선행치료로 병기 하향을 유도하고 미세전이를 제거, 수술이 불가능한(절제 불가) 환자를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 궁극적으로 수술 후 재발률은 낮추고 폐암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렉라자 선행 치료 후 수술 폐암 환자, 부분 관해로 55% 병기 하향
이번 연구는 폐암이 의심돼 정밀검사를 시행한 128명 환자에서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한 폐세척액상생검(ExoBAL)을 진행, 48명의 EGFR 변이 양성 환자를 확인했다.
이 중 연구에 동의한 40명을 대상으로 렉라자 투여를 시작했고, 34명 환자가 9주 선행치료를 마치고 수술적 절제를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완전 관해는 없었으며 55.8%(34명 중 19명)에서 부분 관해가 확인됐고 폐암이 진행된 사례는 없었다.
수술조직에서 확인한 병리소견 결과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진단하고 표적항암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폐세척액상생검의 진단 정확성 문제는 해소됐다.
폐세척액상생검에서 1기 비소세포폐암에서 폐세척액상생검 최종 민감도는 77.3%로 확인됐다. 음성이지만 초기폐암 의심으로 수술을 시행한 44명 환자 중 10명에서 EGFR 변이 양성 환자가 발견됐다.
이계영 센터장은 “조직에서 EGFR 변이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 중 암활동지수가 낮은 초기폐암에서는 폐세척액상생검으로 EGFR 변이 양성 환자를 찾을 수 있는 민감도가 감소했다. 이 경우 영상 소견만으로도 수술을 결정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암활성지수가 높은 EGFR 변이 폐암은 1기일지라도 렉라자 선행치료 후 수술을 시행한다면 병기 하향을 유도해 재발율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수술은 폐엽절제술(90.3%), 쐐기절제술(6.2%), 분절절제술(3.1%)이 시행했다.
이계영 센터장은 “연구에서 55% 환자가 병기 하향이 유도되고 특히 1B기 이상에서는 60~100%에 가까운 병기 하향율을 보여, 프로토콜을 조정하고 보완한다면 임상적 효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주의 선행치료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거나 면역화학병용요법처럼 4기에서 효과가 입증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행 선행치료를 한다면 낮은 주요병리관해율(MPR)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혁신적 신보조요법을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EGFR 표적항암제 치료 효과가 예상되는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경우 조직검사없이 성공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최근 식약처 승인을 받아 20명의 추가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