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논란…일양약품 철수
일부 약사 "제품 불매" 등 강하게 반발하자 출시 닷새만에 '포기'
2025.03.03 17:47 댓글쓰기



다이소 매장에서 고객들이 건기식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판매를 시작하자 일부 약사들이 입점 제약사 제품 불매를 예고,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결국 일양약품은 닷새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보다 저렴하게 건기식을 구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확대됐다"며 환영했던 소비자들은 철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2월 24일부터 밀크씨슬, 루테인, 오메가3, 비타민D 등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그동안 다이소에 제약사가 입점, 의약외품을 판매했지만 건기식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원대로 추정된다. 2005년 1조2000억 원에서 20년 새 5배가량 확대됐다.


다이소는 약 1년 전부터 건기식 판매를 준비했으며, 지난 14일 직영매장 매봉역점에서 테스트 판매를 진행한 뒤 24일 전체 1591개 매장 중 200여개 매장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3~4월 중에는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 가격은 3000원, 5000원 두 가지 균일가로 책정됐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운 상황이다. 판매 시작 후 다이소 온라인몰 상품 검색어 순위 1위는 영양제, 2위는 비타민이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 직원은 "건기식 구매 고객이 상당히 많다는 게 체감된다. 벌써 추가 발주도 했다"고 말했다.


약사들 "약국판매 제품 가경의 5분의 1 수준, 매출 타격 우려"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 내 건기식 판매에 강한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다이소 건기식 제품 판매 가격이 약국판매 제품과 비교했을 때 최대 5분의 1 수준이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약사 커뮤니티에는 "다이소 입점 제약사 의약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겠다", "대웅제약 전문의약품 1000만 원어치 반품했다", "다이소 건기식 가격은 그간 제약사에서 약국에 공급했던 가격을 뛰어넘는 수준인데 이는 약사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가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은 제약사들과 미팅을 갖고 대책 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는 "유명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들은 앞선 지난해 6월에도 다이소에서 동성제약의 염색약 '세븐에이트'를 약국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반발했다.


당시 대한약사회가 중재에 나섰고, 동성제약이 사과문을 제출하며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 이번에도 일양약품은 지난달 28일 다이소 매장에서 건기식 판매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식품이다. 의약품처럼 효능과 효과를 입증받고, 약사에게 복약 지도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불만을 피력했다.


이어 "건기식과 의약품은 완전히 다른 시장이고, 기존에도 약국을 통해 판매되는 비중이 적었는데 다이소에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는 상품을 사입해 유통·판매하는 구조다. 판매가 원활하지 않으면 단종시키고, 판매량이 높으면 판매 매장이나 입점 제약사, 제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