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이에 따른 고령 임신과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출산 전후 숨지는 산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만을 받는 산부인과 병원이 계속 줄고 전공의 지원율도 갈수록 떨어져 향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9~2011년 사망원인 보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10만명당 사망한 산모는 17.2명으로 전년보다 9.2%(1.4명) 증가했다. 사망한 산모는 임신 중 또는 분만 후 42일 이내 숨진 여성이다.
우리나라 모성사망비는 지난 2008년 12.4명까지 낮아졌다가 2009년 13.5명, 2010년 15.7명, 지난해 17.2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 같은 모성사망률은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의 평균 9.3명보다 거의 두배 많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이 같은 모성사망률 증가 원인으로 평균 출산 연령과 고령 산모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평균 출산연령은 2009년 30.97세에서 지난해 31.44세로 올랐고, 35세 이상 고령 산모도 같은 기간 15.4%에서 18.0%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모성사망비가 40세 이상이 79.7명으로 가장 높았다. 24세 이하(10.9명), 25~29세(10.0명), 30~34세(12.4명)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35~39세(30.1명)부터 급증했다. 모성사망 원인으로는 분만 후 출혈 및 산과적 색전증 등이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산모 사망이 늘어나는 다른 요인은 산부인과 병원의 분만 포기가 초래한 분만 취약지 증가와 산부인과 전문의의 감소가 꼽힌다. 지역은 넓지만 분만 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강원도의 모성 사망률이 서울보다 3배 이상 높은 것 등이 그 예로 확인된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분만 병원이 줄어들면서 긴급한 출산 상황에서 제대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산모가 발생하고 이는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분만실 보유 산부인과는 2007년 1015개에서 2011년 911개로 10%나 감소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분만 병원이 없는 전국 시군구가 48곳에 이르고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2001년 270명에서 금년 90명으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