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임플란트 제조업체 디오가 외부 인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경영체제에 변화를 꾀하고 나섰다.
줄곧 형제 경영을 이어오던 디오가 외부 인사를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디오는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익재 삼성생명 해외사업담당 상근고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디오는 김진백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진백·한익재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한익재 신임 대표는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석사 졸업 후 10여 년간 보험업계에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삼성생명 SA(Samsung Advisor) 사업부장을 시작으로 경인지역사업부장, 태국사업총괄, 해외사업담당 상근고문 등을 역임했다.
주목할 대목은 디오가 외부 인사를 경영 전면에 배치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이다.
디오 최대주주는 2018년 3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디오홀딩스다. 이 회사는 사모펀드투자조합 매그넘이 주식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매그넘 최다출자자는 나이스홀딩스로 지분율 29%를 차지하고 있다.
디오는 사모펀드 지배를 받고 있지만 경영은 창업자 김진철 회장과 그의 동생인 김진백 부회장이 도맡아 왔다. 이들은 창립 초기부터 35년 간 회사를 이끌어온 동지이기도 하다.
2018년 김진철 회장이 직위를 내려놓으며 김진백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지만, 김 회장은 사내이사로 남아 경영총괄 업무는 계속해 왔다.
하지만 한익재 신임 대표가 합류하면서 김진백·한익재 경영체제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디오 경영체제 변화가 지난해 불발된 매각 이슈와 적지 않다는 분석 나오고 있다.
특히 경영권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다.
디오는 2022년 3월 휴젤 창업자 홍성범 상하이서울리거 원장이 보유한 회사 세심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세심이 디오홀딩스가 보유한 디오 지분을 매입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디오 지분을 약 36% 확보하는 방식이다.
디오는 같은 달 홍성범 원장을 비롯해 세심 측 인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진 변화도 예고했다.
그러나 5개월 만에 돌연 매각이 무산되면서 모든 계획이 없던 일이 됐다. 디오 측은 경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에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오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13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8억원에서 -4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영권 매각 당시 8700억원에 달했던 기업가치는 36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디오 관계자는 "여러 방면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한익재 고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면서 "향후 회사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디오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지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폰서 참여 등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