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함병주 교수, 류호걸 교수, 배주은 박사, 임현국 교수, 채종희 교수, 임영효 교수, 김열홍 교수, 권기량 교수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사 모시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 제약사를 비롯해 바이오벤처, 의료기기 기업까지 의료계 인재 영입이 한창이다.
기업들은 전문성을 지닌 의료인을 영입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겠단 복안이다.
10일 인공지능(AI) 챗봇 기업 심심이는 "함병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최고의학책임자(CM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심심이는 함 교수 영입으로 인공지능 챗봇을 기반으로 한 정신건강 솔루션 개발을 본격화한다.
함병주 교수는 고대안암병원 연구부원장과 의료원 의학연구처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 인공지능센터 등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를 다수 이끌었다.
휴이노에임도 지난 8일 "류호걸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를 CM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류호걸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취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겸 외과 중환자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류 교수는 휴이노에임에서 인공지능 기반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임상의사결정시스템)를 개발하고 있다.
휴이노에임은 향후 환자 생체신호를 포함한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분석된 결과를 기반으로 임상의사결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도 지는달 사업 확장을 위해 박사급 글로벌 선도 연구자로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교수 배주은 박사를 SAB로 영입하기도 했다.
배주은 박사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다나파버(Dana-Faber) 암 연구소 연구교수로, 암면역치료 분야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해온 전문가다.
미국에서 박사후 연구과정까지 마치며 면역의학과 종양면역 분야 연구를 수행했고, 시카고에 있는 러쉬 대학 메디컬 센터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다.
배 박사는 공정개발실에 합류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노벨파마 역시 채종희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를 과학자문위원회(SAB) 위원으로 영입했다.
채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희귀질환센터장 겸 희귀질환센터 권역별 거점센터사업 중앙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채 교수는 노벨파마가 2020년부터 GC녹십자와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혁신신약(MPS III A) 임상 디자인 및 프로토콜 설계 자문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큐롬바이오사이언스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CMO로 권기량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영입했다.
권 교수는 충남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 생화학교실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토콘드리아 연구 분야 선구자로 활동해 왔다.
그는 지난 3년간 큐롬바이오사이언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회사가 중점적으로 개발 중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회사가 진행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의사 영입은 의료기기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RDN) 의료기기 업체 딥큐어도 임영효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임영효 교수를 과학자문위원회(SAB) 위원으로 영입했다.
임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심장내과 과장 겸 백남심장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임 교수는 RDN 임상에 필요한 프로토콜 설계 검토 및 임상시험 방향성 제시 등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뉴로핏 역시 연구 강화 및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임현국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장 교수를 CMO로 영입했다.
임현국 교수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에서 정신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현국 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뉴로핏과 협력해 뉴로핏 핵심 기술인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에 대한 초기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뉴로핏이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과제인 ‘ATNV 프로젝트’ 핵심 연구자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들이 의사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 때문이다.
신사업 추진이나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성공을 위해 그들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 연구 방향성 및 기업의 유의미한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겠단 생각이다.
실제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도 연구개발(R&D) 전담 사장으로 김열홍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선임했다.
김열홍 사장은 고려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의과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암 연구 및 치료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의 석학으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김열홍 사장 영입을 통해 종양 관련 질환군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헬스케어 기업들이 의사 출신을 사내,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의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이자 가장 솔직한 소비자이기도 하다”며 “사업 관련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