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잘 듣지 않으면서 재발은 잘돼 악명이 높은 혈액암 ‘외투세포림프종’의 치료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의료진이 찾아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현주 교수는 티슈 트랜스글루타미나제(TG2) 효소의 활성도를 칼슘길항제를 이용해 변화시키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 NF-κB가 억제돼 종양세포의 사멸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현주 교수에 따르면 칼슘길항제를 이용한 TG2 조절이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투세포림프종에서 TG2 효소가 발현되고 이 효소가 암세포 성장에 중심역할을 하는 NF-κB라는 신호전달체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치료법이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연구가 항암제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환자치료에 새로운 계기를 제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피인용지수 10 이상) ‘혈액(Blood)’ 2월호에 게재됐다.
[용어 설명]
- 티슈 트랜스글루타미나제(Tissue transglutaminase, TG2): 정상세포에서도 매우 중요한 여러 작용을 하는 효소의 일종으로, 암세포나 염증세포의 병적인 상태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췌장암, 뇌종양 등에서 이 TG2의 발현이 밝혀져 있으며, 특히 항암제 치료에 저항적인 암세포에서 고농도로 발현된다. - 칼슘길항제: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증가시키는 칼슘의 작용을 억제해 심장 동맥을 확장하고, 심장 근육의 경련을 완화하는 약물이다. 혈압약, 심장약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보르테조밉(Bortezomib BTZ): 외투세포림프종의 치료제로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항암제다. 이 약물은 세포가 자라나고 생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프로테아좀(Proteasome)이라는 물질을 억제해 암세포가 죽도록 유도한다. 억제 대상에는 신호전달체계인 NF-κB도 포함되는데(NF-κB가 계속 활성화 돼 있으면 세포가 죽지 않는다), 불행히도 외투세포림프종의 암줄기세포에서는 이 약물에도 NF-kB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